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7일 대선후보 경선 충북대회에서 72.3%(592표)를 득표함으로써 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이 후보는 이날까지 총 1만5천160표를 획득, 3천26표로 2위인 최병렬 후보와의 표차를 1만2천134표로 늘림으로써 1만515명의 선거인단을 갖고 있는 오는 9일 서울대회의 투표결과에 상관없이 후보직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마지막 경선인 서울대회는 사실상 후보 추대대회 형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또한 최병렬 후보도 이날 18.6%인 152표를 얻어 60표에 그친 이부영 후보와의 누계 표차를 843표로 벌려놓았으며, 서울대회의 선거인단수가 1만명을 초과하고 있으나 지역별 평균 투표율 55.3%와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 등을 감안할 경우 2위를 굳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나라당이 대선 후보를 확정함에 따라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간의 양자대결이 본격화할 전망이며, 박근혜, 이인제,정몽준 의원과 자민련 김종필 총재간의 연대 여부 등 향후 정계개편 정국과 맞물려 제 3의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97년에 이어 두번째 대선 도전이다. 5년전엔 여당 후보였지만 이번엔 야당 후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그를 둘러싼 대선 환경은 결코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격인 영남권을 둘러싸고도 민주당의 노 후보는 물론 한국미래연합의 박근혜 의원과도 맞서는 처지가 될 수 있다.
그는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당 안팎에선 "이회창 대통령"이란 말이 공공연히 들릴 정도로 대세론을 구가했었다. 그러나 올해들어 자택 빌라파문 등에 휩싸이면서, 그리고 민주당 노 후보가 급부상하면서 이 후보에 대한 여론 지지도는 급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10%대의 격차로 노 후보를 따라붙고 있으나 당내에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이 후보의 득표율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종전처럼 현 정권의 실정 등에 따른 비난 여론에 편승, 지지율을 높인다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으로 약효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전국 민생현장 방문을 통해 서민들과의 접촉을 강화해 이 후보의 '귀족적 이미지'를 불식하는 것이다. 노 후보가 서민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점에 대한 맞불이기도 하다.
또한 반 DJ정서에 편승, 안주해온 영남권에서도 이곳 출신인 노 후보의 등장으로 지지기반을 잠식당할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마련돼야 하며 같은 맥락에서 대선 전초전인 6월 지방선거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계개편 정국과 맞물려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당내 비주류들을 어떻게 포용해나갈 지도 과제이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