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 선거가 한달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은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5월 28일부터이지만 예비후보들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치열한 선거전이 시작됐다. 후보 진영은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전략을 세우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미디어 시대,인터넷 시대, 각 후보진영의 달라진 선거 전략을 살펴보았다.
광역단체장 예비 출마자들 진영은 규모가 작을 뿐 짜임새는 대선을 방불케 한다. 예전 선거에서는 '마당발'이 위력을 발휘했지만 인터넷과 미디어가 주축이 된 요즘 마당발의 위력은 위력 축에도 끼지 못한다.
후보들 진영엔 마당발 대신 전직 구성작가, 영화감독, 언론 전문가, 여론조사 전문가, 연설 전문가 등이 포진해 있다. 후보들은 이들 전문가들이 분석해내고 창출해낸 자료를 바탕으로행동양식을 결정한다. 유권자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악수하는 대신 이미지로 바람몰이를 하는 셈이다. 여기에는 인터넷을 비롯한 미디어와 이미지로 바람몰이에 성공한 '노풍'의 영향이 크다.
신문이나 방송 접촉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광역 단체의원 출마 예정자들과 기초 단체장 출마 예정자들은 많은 인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미지 전략보다 첨단 기술에 승부를 걸고 있다. '유권자 관리프로그램'은 많은 인력을 동원하기 힘든 군소 후보들이 도입하는 하이테크 전략.
유권자 DB, 지지도 분석, DM(Direct Mail)작성, 선거일정, 회계관리, 선거법 조사 등에 사람을 고용하는 대신 프로그램하나로 처리한다. 예전엔 값비싼 비용 탓에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들 사이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것과 달라진 현상이다.
유세차와 로고송은 출마자의 필수품처럼 보인다. 한 시의원 예비 출마자는 이미 유세차와 로고송을 신청해놓았다고 했다. 요즘 유세차에는 멀티미디어 시설이 탑재돼 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 대형 화면을 켜놓고 얼굴과 정책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엔 신세대 음악이 판을 치지만 유세차 로고송은 아무래도 트로트가 제격이다. 좀 세련된 후보는 트로트에 신곡을 섞어 색다른 느낌을 강조한다. 로고송 중간에 내레이션을 넣는 것도 특징이다.
홍보용 사진물도 변하고 있다. 애써 웃음을 지으며 딱딱하게 찍었던 예전 홍보물과 사뭇 다르다. 가족을 등장시키려는 후보도 있고 장애아나 신선한 이미지의 모델을 고려중인 후보도 있다. 플래카드에 후보 사진을 넣는 홍보도 이번 선거에서는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갑자기 선거구역이변한 의회 의원 후보들이 특히 이를 선호하는 추세.
예비 출마자 중엔 선거법을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한 후보도 드물지 않다. 막대풍선 대신 기호를 나타낼 수 있는 고무 장갑 모양의 풍선으로 눈길을 끌겠다고 장담한 한 기초의회 예비 출마자는 선거법상 풍선이나 피켓이 금지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했다. 멀티미디어 시설이 갖춰진 유세차가 불법인 줄 알았다며 전혀 고려치 않았다는 후보도 있다.
선거 홍보물과 관련해 기획사들은 외상 거래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 계약 때 30%, 납품 때 전액을 다 받는다. 인쇄, 홍보물 제작에 외상 거래가 비일비재한 것과 사뭇 다른 현상이다. 낙선한 후보가 비용을 내놓을 가능성이 적고, 당선자도 법정 선거비용을 초과할까 두려워 값을 뒤늦게 깎거나 떼먹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발달, 인터넷의 일반화와 더불어 후보 진영의 선거전략은 예전과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른바 돈 봉투, 다리품,악수가 고전적인 선거운동 방식이라면 이제는 첨단 기술과 전문 지식을 이용한 이미지 선전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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