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DJ정서'가 팽배했던 지난 98년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압승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묻지마'식의 투표성향으로 별다른 선거운동없이 당선증을 받았다. 이번 6·13 지방선거도 '지역 감정'이나 '반DJ정서' 등이 주요 변수로 부상한다면 당적 즉 한나라당 공천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결론을 앞당기면 이번 선거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지역 여론조사기관인 아이너스의 이근성 대표는 "대구·경북을 포함 영남권 전체에서 반 DJ정서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현재 영남을 흔들고 있는 노풍도 '반민주당' 또 '친한나라당' 정서로 역전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또 "행정가를 뽑는 지방선거에서 '특정 바람'이 약해진다면 결국은 인물이나 정책 위주의 선거 구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재출마에 나선 현직 기초 단체장은 대구의 경우 시장직에 도전한 이재용 전 남구청장을 제외하면 7명 전원이며, 경북은 23개 시·군 중 15개 지역에서 단체장이 재선 또는 3선 고지를 향해 뛰고 있다. 이 중 대구에서는 5명(북·동·수성·달서·달성), 경북에서는 11명(포항·구미·영천·상주·예천·고령·군위·의성·청송·영덕·청도)이 한나라당 공천이다.
만약 인물 중심의 선거 구도가 펼쳐진다해도 현직은 재임 기간중 다져온 기반을 토대로 득표력에 있어 타 후보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또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노풍이나 박근혜 신당의 영향 등을 감안하더라도 비한나라나 반한나라 바람이 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의근 경북지사를 포함, 자당 공천을 받은 현직 단체장의 당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와는 사뭇 다른 진단을 내리고 있다. 공천 과정의 불공정을 내세워 한나라당을 이탈,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현직 단체장의 등장과 참신한 이미지를 내세우는 무소속 후보군이 대거 출현할 경우 선거구도의 근본적인 지각변동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테면 3선을 노리는 이원식 경주시장·박팔용 김천시장·정동호 안동시장·김진영 영주시장 등은 무소속임에도 현직 프리미엄을 토대로 정당 공천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이재용씨의 한 측근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과 맞물려 유권자들이 이제는 정당 이미지만 내세우는 후보에 대해서는 기피 증상을 보일 것"이라며 "노풍에서 보듯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클 경우에는 현직이 오히려 당선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한 국회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은 대구시장 선거다. 아직 재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문희갑 대구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선거에서 정당색을 약화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소속 후보의 '동반약진'이라는 바람을 이끌 가능성도 적잖다"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