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생태관광의 해 대구.경북의 생태공원-(16)거창 금원산

입력 2002-04-22 14:00:00

경남 거창군 위천면 상천리의 130ha에 자리잡은 자연휴양림 금원산(해발 1,352m). 지난 93년 경남도가 관광수입을 목적으로 개발해 지금은 연간 탐방객이 20여만명에 이를 정도로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울창한 숲과 깊은 골짜기가 있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지만 특히 금원산은 온갖 곤충들과 다양한 식물군들이 자생해 우리가 보존하고 아껴야 할 몇 안되는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99년 거창 중앙고등학교 김영찬(43) 교사가 3년동안 조사해 발표한 '금원산 일대의 곤충상'이란 논문에 따르면 금원산에는 모두 13목 78과 21속 244종에 이르는 곤충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남해군 상도산에 11목 75과 227종이 서식하며 진주시 월아산에는 11목 57과 139종 등 지금까지 파악된 경남의 어느 지역과 비교하더라도 금원산에는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곤충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곤충의 경우 우리나라에 오직 1과 1종인 뿔나비, 각시멧노랑나비, 배자바구미, 나나니벌, 거위벌레, 명주 잠자리, 왕거우벌레, 끝검은 말매미충, 범부전나비, 털두꺼비하늘소, 콩풍뎅이, 무늬소 주홍하늘소, 모시나비 등 244여종의 곤충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원산내의 유안청 폭포와 지재미골 부근에서는 지난 93년 특정 야생 동식물로 지정된 유리창나비와 제주도 및 남해안 도서지방에서 서식하는 왕나비, 꼬리박각시, 금자라남생이잎벌레, 늦반딧불이, 밑들이 등 희귀곤충도 잇따라 관찰됐다.

진주 경상대 정계준(50.생물학) 교수는 "금원산은 깊은 계곡과 맑은 물 때문에 식물군이 널리 분포돼 있고, 해발이 높아 곤충들의 서식하기에는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춰 도립공원으로 지정,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경남 산림환경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금원산에는 곤충뿐만 아니라 식물도 다양하게 자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식물의 경우 물박달나무.때죽나무.층층나무 등 목본류 49과 87속 147종, 물봉선.원추리 등 초본류 500여종을 비롯 개비자.신갈.상수리.산앵도.정금.비목나무 등도 소군락을 이루고 있다.

또한 히어리와 호랑버들.병꽃나무.짝자래. 딱총나무.노각나무. 매화말발도리 등 특산수종도 7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상대 박중석(60.생물학) 교수는 "식물과 곤충들의 보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자연조사와 함께 환경오염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도 "관광 편익시설은 최소화하고 곤충전시실 등을 건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거창 생활환경보존을 위한 시민모임의 총무 유성일(32)씨도 "우리 지역에서 이처럼 다양한 식물과 곤충들이 서식하는 금원산이 있는 줄 몰랐다"며 "생태계를 조사한 후 개발과 더불어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원산 자연휴양림 김남규(60) 원장은 "2년단위 계약으로 수탁관리하기 때문에 모든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학습관 등을 건립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그러나 "환경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생활오수 등은 반드시 자체 오폐수 처리장에서 처리한뒤 흘려 보낸다"고 말했다. 055)943-0340(금원산 자연휴양림)

거창.조기원기자 cho1954@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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