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미국특사 방북 조율

입력 2002-04-12 14:36:00

북한이 미국의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의 방북 수용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미 양국간에 구체적인 방북 및 북미대화 재개시기에 대한 조율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8, 9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미.일간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 우리측과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한 데 이어 프리처드 대사를 11일 한국에 급파, 방북문제를 깊숙히 논의했다.

프리처드 대사는 이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돌아온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와 1시간30여분간 만난 데 이어 이태식 외교부 차관보 등과 연쇄접촉을 벌였다.

특히 프리처드 대사는 '내달중 방북 가능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나가게 되기를 정말 희망한다"면서 자신의 방북협의를 위해 뉴욕채널을 통한 북미간 접촉을 내주중 벌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임 특보와의 면담에서도 "방북에 대해 미국 행정부의 절차에 따른 기본적인 입장을 정리하고 시기결정을 한 뒤 가급적 조속히 방북하겠다"며 조기방북 희망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시기는 뉴욕채널을 통한 내주중 북미간 실무접촉이 끝난 뒤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단 내달중 방북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에 앞서 북미간 충분한 예비접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6월 이후로 방북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부시 행정부는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과 관련한 입장을 최종 정리하지 못한 채 북미대화가 방북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북미간 충분한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에선 핵사찰, 미사일 개발과 수출의 중단 등 북미대화 의제에 대한 충분한 조율이 없는 상태에서 성급히 방북할 경우 오히려 '대화를 통한 북미현안 해결'원칙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중한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화가 언제 시작되는가도 중요하지만 첫 대화가 지속적인 대화로 이어지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프리처드 대사와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간 뉴욕접촉에선 방북시기는 물론 북미대화 재개시 프리처드 대사의 북한측 상대, 의제, 대화방식 등이 포괄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내주 북미 실무접촉 시기에 맞춰 워싱턴에서 최성홍 외교장관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간 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을 추가 조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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