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월드컵' 카운트다운-(5)경비

입력 2002-03-25 15:39:00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 열쇠는 '안전'이다. 전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훌리건에다 지난해 오사마 빈 라덴의 9.11 뉴욕 테러와 미국의 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비추어 볼 때 월드컵을 노린 국제 테러조직들의 테러시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초 행자부 등 10개 기관들이 참가한 '월드컵 안전대책 통제본부'를 구성, 테러방지 대책 수립에 들어갔고 지역 군.경 및 안전부문 월드컵 자원봉사자들도 올해부터 물샐틈 없는 경계태세 점검에 돌입했다.

△경찰=대구경찰청은 지난 1월 15일부터 대구월드컵 경기장에 경찰 1개 중대를 고정 배치, 24시간 순찰을 실시하는 등 월드컵 안전경비에 들어갔다. 경찰은 수시로 경찰특공대 및 기동대를 동원, 테러에 대비한 경기장 적응훈련을 실시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대테러 경계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경찰은 또 테러대상 시설, 월드컵 관련시설, 다중이용시설, 화약류 판매업소, 총포제조업소 등에 대해 단계별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경기 당일에는 입장객에 대한 검색 및 경기장 내 안전관리를 책임진다. 특히 경찰은 훌리건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본선 진출국가의 응원단 특성은 물론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훌리건 집단에 대한 사전 동태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훌리건이 극성을 부리는 유럽국가의 경찰로부터 훌리건 전담 경찰관을 지원받아 '훌리건 감시조(Spotter)'를 편성, 훌리건의 입국시부터 출국시까지 철저한 감시활동을 펼친다. 경찰은 또 경기 당일 훌리건 전담부대 3개 중대를 경기장에 전진배치하고 경기장 내.외곽에 CCTV를 설치, 훌리건 난동에 대비할 계획이다.

△군=육.해.공군은 월드컵이 열리는 오는 5월31일부터 1개월동안 경기장 주변에 물샐 틈 없는 보호막을 펼친다. 공군은 대구 월드컵 경기장 등 전국 10개 축구경기장과 주변에 최대 사거리 6㎞의 휴대용 대공미사일 '미스트랄' 2기를 고정 배치한다. 공군은 또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 종료 후 1시간까지 최소 5시간 정도 경기장 주변 20마일(32㎞)이내 상공에서 F16 전투기 등을 초계 비행토록 할 계획이다.

육군 및 해군은 경기장 주변 3㎞ 이내 산악지대에 군병력을 매복시킨다. 특히 산악과 강변 등에는 대테러부대와 특공대대, 헌병 특경대, 수중폭파대(EOD) 등은 물론 군 오염통제처리반까지 배치한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의 외곽경계를 책임지고 있는 50사단 경우 지난해 11월 작전계획 수립에 들어가 올해초 작전계획의 검증과 보완을 끝냈다.

50사단은 경기장을 둘러싼 모든 지역에 대한 위협요소를 분석, 27가지 유형의 상황을 도출, 이달 초까지 7차례 대비훈련을 가졌으며 지형분석을 통해 은밀 침투가 용이하거나 은거가 가능한 지점을 찾아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우발상황으로 총기난동, 화생방(독가스) 오염 등 지상테러 위협과 민간 항공기 납치에 의한 자폭식 테러, 모형항공기의 원격조정과 행글라이더.애드벌룬 등을 이용한 공중테러 위협 등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민간부문=월드컵조직위원회 대구본부는 안전만을 앞세운 과잉 경계태세가 자칫 월드컵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기장 안전관리나 사소한 경비업무는 민간 자원봉사자들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지역 월드컵 안전 자원봉사자는 860여명으로 이중 308명은 출입관리를 책임진다. 자원봉사자들은 출입문에서 철저한 소지품 검사를 실시, 반입 금지물품인 폭죽.알코올음료.정치적 선전물 등을 가려낸다.

나머지 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좌석에 제대로 앉아있는지 여부와 경기장 주변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관람객 감시 업무를 맡는다. 월드컵조직위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복차림의 경찰관들을 관중석 곳곳에 배치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며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를 위해 안전부문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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