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플레이보이지 한국모델

입력 2002-01-12 14:44:00

재미교포 누드모델 이승희씨가 한국인 최초의 '플레이보이'지 속지 모델로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것은 IMF위기가 몰아닥치기 전인 1997년 4~5월 경이었다. '노랑나비'란 예명으로 잘 알려진 그녀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누드사진집 '버터 플라이'를 출간, 일본 탤런트 미야자와 리에와 유연실의 누드 사진집에 이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당시 PC 통신에는 '예술이냐 외설이냐'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섰다. 당시 이승희 열풍에 대한 토론 중 찬성론에는 누드모델이라는 이유로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지 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누드는 무조건 안좋다며 이를 금기시하는 시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으로 "외국에서 벗으면 예술이고 국내에서 벗으면 외설이 되는 것은 한국의 후진적인 의식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당수 반대론자들은 성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서구문화의 무조건적인 유입이라고 비판했다. 헤어디자이너인 주하설린(21)양이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성인잡지인 플레이보이지의 표지모델로 등장할 것으로 알려져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플레이보이와 공동으로 플레이보이온라인사이트를 운영하는 KTH(전 한통하이텔)가 실시한'온라인 사이버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그녀는 2, 3개월 후 플레이보이지에 공식 데뷔하고 누드사진과 동영상물이 21일부터 한국사이트에 실린다고 한다.

KTH는 지난해 12월 플레이보이의 온라인 서비스인 '플레이보이닷컴'으로부터 콘텐츠를 제공받아 유료로 서비스를 개시했다.사실 국영기업인 한통의 자회사로 출발한 KTH가 공기업 성격상 누드물을 다루는 것이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1년 사이 포르노물과 다를 바 없는 각종 성인용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 성업을 이루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고 볼 때 마냥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는 고루한 윤리적 잣대를 마냥 들이댈 수도 없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아닌가 한다.

이번에 모델로 선정된 주하설린양이 전문직업인인 예에서 보듯 신세대들의 의식은 누드모델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개방적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종전의 전통적인 유교 의식으로는 재단할 수 없을 정도로 성에 대해 개방적인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여대생의 절반이 혼전 성관계도 무방하며 22%는 처음 만난 남자와 잠자리도 가능하다고 답변한 것이 달라진 성의식을 잘 드러내준다. 성문화에 대한 개방적인 담론화가 진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편으로 도를 넘는 인터넷 포르노물에 대한 규제와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청소년 보호대책등은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

신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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