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존경받지 못하는 기성세대 교육 무너진 탓

입력 2001-11-23 00:00:00

최근 발표된 유니세프 통계에 의하면 청소년이 어른을 가장 존경하지 않는 국가로 아·태 국가 가운데 한국이 으뜸을 차지했다. 어른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무려 20%로 나타나 아·태 평균 2%와 비교하면 10배나 차이난다. 어른들을 매우 존경한다는 응답은 13%로 17개국중 꼴찌로 되어 있으며 가장 존경하는 사람 가운데 교사는 한 명도 꼽지 않아 교사에 대한존경도 역시 아·태 지역에서 가장 낮은 국가로 밝혀졌다. 이것이 우리 청소년 가치관의 현주소다. 결국 동방예의지국이었던 한국은 기존 질서나 예절에 대해 가장 불만이 많고 어른이란 이름의 기성세대가 아·태 국가중 가장 격심한 도전을 받고 있는 나라가 됐다.

청소년들의 어른 존경도가 아·태 17개국 중 꼴찌, 존경하는 사람중 선생님이 최하위에 머물렀다는 조사 결과는 동방에서 가장 예절바르기로 소문난 선조들의 후예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도대체 이 땅의 어른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길래 이토록 예절과 교권이 추락하고 존엄이 산산히 부서졌단 말인가. 윤리도덕과 교권을 이처럼나락에 떨어지게 한 원인은 첫째, 빈익빈 부익부로 성실한 서민의 희망이 사라졌으며 둘째, 지도자의 안목 없는 교육정책 오판과 탁상행정을 그 원인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노력의 대가가 있다고 배웠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한탕주의와 금권만능 풍조에 의해 국민 대다수가 비전이 보이지 않는 암흑시대에 살고 있으니 청소년들의 눈에는 어른이고 교육이고 선생님이고 관심 밖일 수밖에 없다.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옳게 보지 않는 교실에서 교육을 하니 진리나 교양이나 예절이 머리에 들어오겠는가. 이 난국을 바로잡을 해결책은 학교교육 현장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과 진리를 먹고 사는 교사를 내팽개치고 진리니 교양이니 충성이니 효도니 하는 가치들이 어디에서 나온단말인가.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올바른 국민교육 확립에 노력했으면 한다.

이윤정(경북 군위 고로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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