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홍버섯쌀

입력 2001-11-21 15:11:00

올해 농사는 대단한 풍년인데 농심은 대단한 흉년이다. 초가을 아름답게만 보였던 농촌 들녘을 가꾸어온 농민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부가 93년 UR이후 농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지 못하고 증산정책에만 치우쳤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미처 경쟁력을 갖추기도 전에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따라 2005년부터 쌀시장을 개방해야하는 막다른 골목이우리 농민의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지방마다 경기미, 메뚜기쌀, 21세기쌀, 이천쌀, 철원쌀등 이런저런 브랜드명이 있기는 하나 특별한 맛과 향 그리고 품종간 구성성분의 차이는 거의 발견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웃나라인 일본은 이미 1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쌀 품종을 개발, 고부가가치 쌀에 대한 소비가 확대되면서 우리처럼 수매가 하락이 농민들에게 절망감과 분노를 안겨주는 일은 없다.

최근 기능성 쌀 몇 가지가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상당히 차별화된 쌀로서는 친환경조건에서 재배한 유기농쌀, DHA쌀, 인삼쌀, 키토산쌀, 게르마늄쌀 등이 있고 기능성 버섯쌀도 보다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현재 단순한 일반미는 품종이나 생산지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80킬로 한 가마니에 대략 20만원 내외이다. 그러나 기능성쌀, 다시말해 뽕나무 대신 쌀을 이용하여 상황버섯쌀을 만들면 일반쌀 값의 10배 이상으로 경제성이 높아진다. 같은 방법으로 붉은 곰팡이인 홍버섯균을 쌀에 배양하면 혈압저하 기능을 갖는 홍버섯쌀이 되는데 이는 원래 쌀값의 20배에 가까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러한 개발기술들을 농가에 이전하기까지는 풀어야 할 많은 과정들이 숙제로 남아있다.

이 시점에서는 쌀의 공급과잉과 쌀값 하락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대풍을 맞은 농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하루빨리 증산위주의 정책이 품질위주로 바뀌면서 버섯쌀 시리즈와 같은 기능성 쌀의 개발과 소비확대가 어울려 가을걷이를 끝낸 농가의 겨울을 따뜻하게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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