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접근-난청

입력 2001-10-30 14:21:00

50대 초반의 박모씨는 원래 큰 목소리가 아니었는데 요즘 주변으로부터 목소리가 크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작은 소리는 지나쳐 남의 말을 무시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가는 귀가 먹었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집에 TV를 볼 때도 "볼륨이 너무 크다"는 아내와 말다툼을 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비행기 소음, 지하철 소음, 휴대폰 소음, 밤낮없는 교통소음…. 소음공해 등으로 난청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난청은 청력이 결정적으로 나빠지기 전까지는 표시가 나지 않고 불편을 느끼지 않아 '청력'의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쭓난청=소리는 귓바퀴를 지나 고막을 통해 청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된다. 귀는 귓바퀴로부터 외이도를 지나 고막에 이르는 외이, 고막에서 작은 뼈들(이소골)을 통하여 달팽이관에 이르는 중이, 달팽이관에서 청신경으로 이르는 내이로 이뤄진다. 이러한 소리 전달경로의 어느 한 부분에서라도 이상이 생기면 난청을 호소하게 된다.

쭓원인=성인 난청의 대부분은 중이염을 완전히 치료하지 않아서 생긴다. 귀에서 고름이 나오면서 난청이 함께 온다. 고막만 손상된 경우도 있지만 병이 심해지면서 이소골의 연결이 끊어지기도 한다. 내이까지 염증이 번지면 감각신경에 문제가 생겨 난청이 된다.

40세가 지나면 노안이 시작되는 것처럼 청력도 나빠지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노인성 난청이라고 한다. 생활환경도 중요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 처음에는 날카로운 고주파음부터 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화에 지장을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화음 영역까지 난청이 진행된다. 조용한 방에서 일대일로 대면할 때는 어려움이 없으나 주위 소음이 많은 식당이나 강연회 등에서 듣기에 어려움을 느끼면 노인성 난청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소음에 의해 청각기관이 손상되는 소음성 난청도 증가하고 있다. 도시인들 중에서 직업적으로 시끄러운 소리를 반복해서 듣는 사람에게서 잘 생긴다. 청소년들이 오락실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이어폰을 오래 사용해도 소음성 난청이 생긴다. 노인성 난청과 마찬가지로 높은 음에서 난청이 시작돼 대화음 영역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외에 난청 어지러움 귀울림의 세가지 증상을 동반하는 메니에르병, 갑자기 한쪽 또는 양쪽귀에서 특별한 원인없이 생기는 돌발성 난청 등이 있다.

쭓예방=소음에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90dB이상의 소리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중간 중간 쉬도록 한다.

중이염에 의한 난청이 있으면 고막과 이소골을 재건하는 수술로 난청을 멈추게 하고 청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한다. 하지만 수술 시기가 늦어질수록 청력이 회복되는 정도가 떨어진다. 특히 진주종성 중이염의 경우 병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뼈를 녹이고 난청을 초래하므로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노화의 자연적인 현상이다. 치료는 어렵지만 보청기 착용으로 불편을 줄일 수 있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이상흔교수(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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