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리우지만 사회적 낭비인지, 아니면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는 이로운 것인지를 고민해 보게 되는 광고. 저자는 그러나 광고라는 제도가 '자본주의의 꽃'으로서 사람들의 의식과 가치관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산업혁명 이후 잉여생산물의 소비를 촉진키 위해 생겨난 상업광고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현대 대중 문화의 총아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특히 문화사가인 저자는 광고를 둘러싼 인간의 욕망, 소비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광고와 문화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으로 세계문화비평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저명한 문화사가이자 인문학자인 저자는 광고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광고물 자체를 해석의 기반으로 삼는 예술사적 접근법을 채택한다.
이 광고가 히트를 친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가? 이 광고는 어떻게 해서 해당 상품뿐만 아니라 다른 사물에 대한 우리의 시각까지 바꾸게 되는가? 이런 것들이 주요 관심 대상이다.
즉 특정 광고에 대한 서술을 넘어 '설득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광고의 역사를 고찰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코카콜라, 말보로 맨 등 20가지의 광고는 대중예술의 조건을 성취하고 있는 것들을 모은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개별 광고를 보지는 못했더라도 알고는 있는, '문명의 역사상 가장 광범하게 유포된 음악'과 같은 '르네상스적'광고들인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역자의 말처럼 "한국은 미국을 너무나도 닮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광고의 역사=미국 상업주의의 역사=한국 상업주의의 역사'라는 등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첫 장에 등장하는 '야바위의 왕자'-흥행사 천재 바넘의 얘기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지상 최대'니, '폭탄세일'이니 하는 소위 '찌라시'용 문구의 원조격이 되는 셈이다.
광고가 던져주는 알쏭달쏭한 '미끼'를 피해가는 면역력을 선사하는 것도 이 책을 읽고나면 얻게 되는 덤이다. 제임스 트위첼 지음, 김철호 옮김, 청년사 펴냄. 1만2천원.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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