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지역 이농 속출 농지 헐값에 중개소 내놔

입력 2001-10-25 15:29:00

"허망한 쌀 농사는 그만 두고 대구시내에 나가서 날품팔이라도 할 작정입니다". 달성군 가창면 행정리 김모(45)씨는 최근 자신의 농지 1천800여평을 인근 부동산중개소에 내놓았다. 김씨는 "올해 쌀 농사로 3천600kg을 수확했지만 올 수매가로 볼 때 손에 쥐는 돈은 600여만원밖에 안될 것 같다. 농협 빚 3천여만원의 이자 갚을 길조차 막막하다. 시세보다 싸게라도 농지를 정리하고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외국산 쌀 수입 위기속에 정부의 쌀 수매정책마저 뒷걸음치자 농지를 팔아치우고 이농을 작정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달성군의 경우 자연.생산녹지가 몰려 있는 논공읍 금포리, 위천리, 상.하리 일대는 지난달부터 30여필지의 농지매물이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쏟아졌다.

이 중 농사밖에 짓지 못하는 생산녹지 10여필지는 시세보다 30~40%가 낮은 평당 10만원내외의 헐값에 매수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중개업을 하는 황을수(61)씨는 "쌀농사 의욕을 잃은 농민들이 토지를 팔고 떠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비슬산 자락인 유가면 용리, 상리, 현풍면 중리.원교리 일대에도 최근 농지 20여필지가 평당 15만~20만원선에서 부동산 시장에 나왔다.

이 일대는 현풍 신도시개발계획과 구지공단 개발 등으로 지난 99년까지 40만원선에 거래가 이뤄지던 곳이어서, 앞으로도 땅값 상승이 기대되는 곳이나 농민들은 헐값 매매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전역이 개발제한구역인 가창면의 냉천..행정.대일리 일대의 농민 10여명도 농지 15필지를 시세보다 30% 싼 가격으로 주변 중개업소에 매매를 요청한 상태다.

현지 공무원들은 "농민들이 쌀 소비 감소와 쌀 시장 개방확대 영향으로 쌀 농사의 미래를 아주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벌써부터 농지 처분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침체로 실거래는 미미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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