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軍 출신 낙하산 인사 이젠 끝나야

입력 2001-10-25 14:28:00

최근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3명을 비롯 일부 장성 출신들이 공기업 사장으로 취임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선 공공부문 개혁은 국민의 정부가 약속한 4대 개혁의 하나로 가장 부진을 면치 못한 곳이다. 이곳에 전문성이 결여된 군 출신을 앉히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군 출신들은 공기업 사장으로 취임해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때는 지금보다 경제의 수준이나 기업의 규모 등 면에서 전문성의 요구가 덜 한 편이었으며 또 경영전문가 인 CEO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는 전혀 사정이 다르지 않은가. 비록 참모총장 출신들이 군대를 통솔했던 리더십으로 경영을 잘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능력이 과연 CEO보다 우수한지 검증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정보화 시대이다. 따라서 이에 맞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즉 카리스마적인 리더십보다는 동반자(co-worker)리더십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군 출신이라고 모두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전문성도 약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최고경영자에게 전문성이라는 리더십 요소는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대적 흐름이 정보화라는 전문화 시대인 만큼 전문성도 겸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변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군 출신 경영의 성공신화가 옛날 개발연대에 비해서는 거의 없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대체로 군 출신에게는 애국심, 투명성, 결단력, 그리고 근면, 성실 등 많은 부문에서 민간인 경영자보다 우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시대가 요구하는 수준의 공기업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현 정권은 야당시절 공기업에 군 출신 인사 유입은 '공기업을 망친다'며 반대하지 않았던가. 왜 아무 해명없이 이러는가. 따라서 이는 공기업이 이들을 필요로 해서가 아니라 자리 봐주기로 임명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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