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품업체는 피곤하다

입력 2001-10-22 00:00:00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완성차업체의 부도와 퇴출 등에 따라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일방적 단가인하 근절, 어음제도 및 결제기일 개선 등 불공정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대구·경북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촉진 방안'이란 주제로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대구사무소 개소 1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최용호 경북대 교수는 지역 업체를 상대로 한 조사를 토대로 "자동차부품업계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관행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 210개 자동차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40% 이상(93개 업체)이 원 사업체가 임의로 발주를 취소하거나 계약을 변경한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또 하도급거래 계약체결과정에서 원 사업체로부터 표준하도급계약서 대신 구두 또는 필요사항이 빠진 계약서를 받은 업체가 응답자의 절반 이상(117개 업체)으로 나타났다.

이는 완성차업체의 부도 및 퇴출 등의 영향으로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최 교수는 풀이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의 하도급 거래관계에서 공정거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방적 단가인하 개선(20명), 어음제도 폐지(10명), 어음제도의 결제기일 축소(5명), 제보자 보호(5명)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합병되거나 폐업하는 완성차업체가 수급사업자에 대해 임의로 발주를 취소하거나 부품수령을 거부하고 부당하게 반품하는 것에 대해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 건전한 발전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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