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두산, 물방망이 만들겠다"

입력 2001-10-22 00:00:00

「포스트시즌 징크스를 깨겠다」.「체력은 비축됐다. 승부는 이제부터다」

22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칠 삼성 임창용(25)과 두산 구자운(21).

이번 한국시리즈의 향방은 두 선수의 활약에 달려 있다. 2차전에서 삼성이 이기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사실상 「예약」하고 두산이 승리하면 대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셈.

두 선수는 함께 개인적으로 한국시리즈 첫 승 도전이어서 더욱 치열한 「어깨싸움」이 예견된다.

시즌 성적은 일단 임창용의 우세. 임창용은 두산전에서 3경기에 나와 2승1세이브, 방어율 0.55를 기록, 두산의 「천적」이다. 상승세를 탄 팀방망이의 도움도 한국시리즈 첫 승을 예감케한다.

그러나 임창용은 포스트시즌에서는 별 재미를 못봤다. 지난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99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5차례나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포스트시즌 징크스」에 울었다.

임창용은 『두산의 방망이를 잠재워 포스트시즌에서 불운하다는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이에 맞서는 구자운은 두산의 마지막 보루다. 두산은 대구에서 연패를 당한다면 이번 한국시리즈는 사실상 물건너 간다.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방어율 0.71의 믿음직한 구위를 선보인 구자운은 5일간의 휴식으로 체력을 비축한 상태다.

올해 삼성전 3경기에 등판, 2승과 방어율 4.63을 기록했다. 묵직한 볼끝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만 제대로 듣는다면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삼성이 한국시리즈 개막전 징크스를 깨뜨리고 20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상큼한 스타트를 끊었다.

삼성은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배영수의 3이닝 무실점 역투와 김태균의 결승타, 김종훈의 굳히기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7대4로 승리했다.

한국시리즈에 6차례나 진출하고도 1차전에서 1무5패만을 기록했던 삼성은 꿈에 그리던 「개막전 첫 승」을 챙기며 우승에 한발 가까이 다가섰다.

초반 기세는 삼성이 잡았다. 삼성은 1회말 김종훈의 좌전안타와 이승엽, 마해영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마르티네스가 중전적시타를 터뜨려 2점을 먼저 뽑았다. 2회에는 두산 우익수의 실책과 볼넷 2개로 다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아 김종훈의 희생플라이로 3점째를 얻었다.

그러나 삼성은 선발 갈베스가 체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구위가 떨어져 4회초 두산 우즈에게 우월 1점 홈런을 맞고 5회에는 홍원기에게 몸에 맞는 공, 전상열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물러났다. 이어 전병호가 마운드를 물려 받았으나 정수근에게 우중월 3루타, 세번째 투수 김현욱이 우즈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3실점, 3대4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이승엽이 다시 승부의 물꼬를 삼성쪽으로 틀었다. 이승엽의 중월 홈런으로 4대4 동점을 만든 삼성은 8회 김한수가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김태균이 천금같은 좌전 적시타를 날려 5대4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공격에서 박한이의 중전안타에 이어 김종훈이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로 2점을 추가, 7대4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번 김종훈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삼성의 4번째 투수 배영수는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마무리 김진웅은 포스트시즌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춘수기자

◇한국시리즈 1차전 전적

두산 000 130 000 - 4

삼성 210 010 03ⅹ- 7

△두산투수=빅터 콜, 최용호(5회), 이혜천(5회), 이경필(7회·패), 차명주(8회) △삼성투수=갈베스, 전병호(5회), 김현욱(5회), 배영수(6회·승), 김진웅(9회·승) △홈런=우즈(4회1점·두산), 이승엽(5회1점·삼성)

프로 2년차의 풋내기 투수 삼성 배영수(20)가 한국시리즈 개막전의 승리투수가 됐다.

4대4로 팽팽한 6회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는 만원 관중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피칭으로 두산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은 147㎞. 3이닝 동안 9타자를 단 24개의 공으로 막아 냈다. 1안타 무실점으로 역투, 삼성이 8회 역전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놓았다. 배영수는 『어릴 적 꿈인 한국시리즈 등판과 승리를 따내 기쁘다』는 소감.

구관이 명관. 시즌 중 부상으로 장기결장 했던 삼성 유격수 김태균(30)이 결정적인 한방으로 팀에 한국시리즈(KS) 우승의 희망을 선사했다. 김태균은 4대4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8회 2사 3루에서 1타점 좌전 결승타를 뽑아내 승부의 물줄기를 삼성쪽으로 돌렸다. 3대1로 앞서던 5회초 박정환 대신 유격수로 투입된 김태균은 수비에서도 2개의 병살타를 이끌어 내는 등 철벽수비를 과시했다.

▲삼성 김응룡 감독

삼성이 큰 경기에 약해다고 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잘싸웠다. 김종훈의 2루타때 승리를 확신했다. 중간에 투입된 배영수는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지만 연습때 50~60개씩 밖에 던지지 않았던 갈베스는 4,5회부터 구위가 나빠져 일찍 강판시켰다. 경기상황에 따라 선수들을 교체해가며 2차전에서도 승리하겠다.

▲두산 김인식 감독

선발 빅터 콜은 볼넷이 너무 많았고 중간 투수 이경필의 실투, 전상렬의 실책도 아쉬웠고 역전했을때 승기를 잡아나갔어야 했는데 이것이 패인이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기대이상으로 잘했다. 심재학과 우즈 등 간판타자들은 부상에도 열심히 싸웠다. 2차전에서는 구자운을 선발로 내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기싸움과 미세한 두뇌플레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삼성 마해영은 1회 쓰리볼에서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렀다. 이전의 삼성야구라면 기다렸을 상황이었다. 이것은 사소한 것 같지만 상대투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벤치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마해영의 적극적인 타격은 두산의 투수들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타자가 과감하고도 자신있게 타격을 하면 상대투수는 약해지기 마련이다. 이후 두산의 선발 콜은 6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힘든 경기를 자초했다.

8회 삼성 김한수의 좌익선상 2루타도 두산으로 보면 아주 아쉬운 대목. 두산 투수 이경필이 몸쪽 역회전볼을 주로 던지는 투수임을 고려할때 두산 3루수 김동주는 3루 선상에 더 붙어 수비를 했어야 했다. 특히 경기후반 실점과 연결되는 장타를 허용않는 수비원칙으로 봐서도 그러하다.

이어 결승타를 친 삼성 김태균의 타석때도 이경필은 실책성 투구를 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유인구를 2개 정도는 던져야 했으나 성급하게 승부를 했고 그것도 김태균이 가장 강한 몸쪽 직구로 승부를 했다.

삼성은 경기초반 많은 득점찬스에서 쉽게 승부를 가르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장기간의 휴식에도 선수들이 빨리 경기감각을 회복했고 수비와 투.타의 힘에서 두산을 앞섰다.

○…21일 열릴 예정이던 한국시리즈 2차전이 비때문에 연기됐다. 이에 따라 한국시리즈 일정은 하루씩 순연돼 2차전은 22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27,28일 잠실경기는 오후 2시. 한편 이날 5천여명의 시민들이 대구구장을 찾았으나 경기가 취소되자 못내 아쉬운 표정. 2천여명은 입장권 환불을 해갔다.

◇한국시리즈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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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날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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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10.22 대구

3차전 10.24 잠실

4차전 10.25 잠실

5차전 10.27 잠실

6차전 10.28 잠실

7차전 10.29 잠실

○…21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연기시킨 비가 양팀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단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로 피로가 극에 달한 두산선수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 특히 체력소모가 많은 두산의 투수들에게는 아주 고마운 비가 될 듯. 반면 1차전 승리로 사기가 크게 오른 삼성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해 다소 아쉬운 표정. 삼성은 정규시즌을 마친 뒤 보름이상 쉰데다 예기치 않은 비로 경기감각이 무뎌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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