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쌀 없어 못판다

입력 2001-10-19 15:36:00

공급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남아돌아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쌀. 특히 올해는 대풍년으로 쌀값 폭락이 예상돼 대대적인 소비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같은 예사롭지 않은 전망 속에서도 판매 걱정을 하지 않는 전천후 쌀들이 있다. 어디에 내놔도 비싼 값에 빨리 팔리고 있는 '브랜드 쌀'이다.

쌀을 단순하게 '일반미'와 '정부미'로 구분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쌀 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품질과 맛이 좋은 쌀을 멋진 상표디자인과 함께 포장한 '브랜드 쌀'이 각광받고 있다.

현재 대구시내 백화점과 할인점, 슈퍼마켓 등 소매점에 나와있는 브랜드 쌀은 수십 가지. 이중에는 지역적 특색을 살린 '특색미'와 품질인증을 받은 '인증미'로 구분된다.

이 두 부류에 드는 쌀이라면 일단 가격불안과 소비에 대해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매년 일반 무명(無名) 쌀들은 팔지 못해 해를 넘기는 등 처치곤란한 지경에 처하지만 '브랜드 쌀'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좀 비싸다 싶어도 물량이 달려 팔지 못하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

동아백화점에서는 '특색미'인 '맛고을 쌀''늘푸른쌀''철원 청정쌀'과 '인증미'인 '여주쌀' 등 브랜드미를 최근 두달간 37억5천만원어치나 팔았다. 이중 '여주쌀'은 20kg들이 1포대가 5만7천800원으로 일반쌀(4만원선)보다 훨씬 비싼 편이지만 재고가 남지 않을 정도로 잘 팔린다.

또 대구백화점에서도 '이천쌀''늘푸른쌀''오복쌀' 등 브랜드미가 지난 7월 2천500만원, 8월 2천800만원, 9월 3천500만원, 이달들어 현재까지 1천700만원어치씩 팔리는 등 매달 10~20%의 매출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흑미(黑米)' 붉은색이 도는 '자광미' '흑향미'와 '발아현미쌀''특별재배미' 등 각종 기능성 쌀도 일반미에 비해 3~4배 가량 값이 비싼데도 찾는 사람들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 추세다.

동아백화점 최경진 홍보팀장은 "쌀 소비량이 줄고 값이 싸다지만 얼굴있는 '브랜드 쌀'의 경우는 값이 비싸다 싶어도 찾는 사람과 소비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지역별로 쌀을 특화할 경우 소비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지역에서 생산되는 '브랜드 쌀'로는 의성의 '안계미', 상주의 '삼백쌀', '선산쌀' 등이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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