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폭락세

입력 2001-10-19 15:37:00

봄가뭄으로 지난 여름 한 트럭에 600만~800만원까지 치솟았던 배추와 무 값이 이달들어 100만~200만원대로 폭락했다.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효성청과)에 따르면 18일 경매에서 배추 상품 5t트럭 1대분이 2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평균 거래값은 80만원선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형성된 평균 거래가격 150만원보다는 46.6%나 하락한 것이다. 올해 배추값은 봄가뭄 영향으로 대구에선 지난 8월12일 최고 620만원까지 올랐었다.

무도 이날 상품 5t트럭 1대분이 150만원에 거래됐다. 평균가격은 50만~60만원에 머물렀다.

무값도 가뭄 때문에 작황이 좋지않아 출하량이 크게 줄었던 지난 여름(8월9일)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580만원까지 치솟았었다.

배추와 무는 5t트럭 기준으로 생산비 65만원(㎏당 130원)에다 출하비용 60만원 정도를 더해 경락가격이 최소한 130만원을 넘어야 최저보장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는 셈이다.

농림부는 이에 따라 배추와 무 값 안정을 위해 지난 15일부터 배추와 무 1만t을 산지에서 농협이 자체 수매, 폐기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봄가뭄으로 예년보다 늦은 7월에 심은 고랭지 배추와 무가 계속 출하되고 있는데다 가을 배추와 무도 출하를 시작, 공급이 과잉인 상태"라고 말했다.

농가 입식두수 증가로 산지 돼지값의 내림세 지속에도 불구, 시중의 돼지고기 판매가격은 대부분 종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육 농가들은 사료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간 유통업자와 판매점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올 봄 20만원하던 100㎏짜리 산지 돼지값이 이달들어 14만원선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산지의 평년 가격인 17만4천원은 물론 구제역이 발생했던 지난해 평균가격(16만6천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대구시내 백화점과 할인점은 물론 대부분의 정육점과 음식점에서는 이같은 시세를 반영치 않고 있다.

실제로 대구백화점의 삼겹살(100g)가격은 990원으로 지난 7월말보다 60원 내린 데 그쳤고, 동아백화점도 6월말에 비해 100원 내린 1천120원에 팔고 있다. 할인점들도 100원이내로 가격조정을 했을 뿐이다.

또 대구시 중구 ㅅ정육점의 경우 삼겹살(로스구이) 100g을 지난 7월말과 같은 917원에 팔고 있고, 수성구 ㅈ숯불갈비(식당)는 2년전 올린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식육점과 식당 등 업계에서는 "산지가격이 내려도 소비자가에 반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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