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의 씨앗'유태인 실체 엿보기

입력 2001-10-09 14:31:00

8일 새벽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미국의 주장대로라면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테러를 자행한 것이 이번 전쟁의 원인이지만, 그 배경에는 아랍과 이스라엘의 오랜 분쟁으로 인한 부산물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근데 아랍인들은 무엇때문에 민간시설인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까지 목표물로 포함시켰을까. 그것은 바로 유태인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에는 세계 금융시장을 주무르는 유태인들의 주 활동무대가 바로 뉴욕의 증권가, 그중 월드트레이드센터로 보였을게 분명하다. 이번 테러로 유태인이 얼마나 희생됐는지 알수는 없지만, 애궂은 이들만 숱하게 죽어나간 현실이 안타깝다.

재미언론인 김종빈씨의 '갈등의 핵, 유태인(효형출판 간)'은 이번 전쟁을 비롯, 기원전 로마시대부터 극단적인 종교관으로 국제사회에서 말썽을 빚어온 유태인의 실체를 보여주는 책이다.

사실 유태인만큼 상반된 평가를 받는 민족도 없을 것 같다. 독특한 가정교육으로 걸출한 인물들을 셀수없이 배출한 뛰어난 민족이지만, 배타적인 종교관으로 다른 민족과 끝없이 마찰을 빚어온 민족이라는 평가가 바로 그것이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마르크스 스피노자 등 인류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이들은 물론이고, 전체 노벨상 수상자의 약 20%가 유태인이다. 전체 1천800만명(전세계 인구의 0.3%)에 불과한 유태인의 숫자로는 대단한 저력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현재 미국의 금융 학계 법조계 의료계 문학 예술계 등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들의 상당수가 유태인인데다 미국의 정치권이 유태인의 손에 좌지우지된 지 오래다. 초강대국 미국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것은 유태인이고, 이번 전쟁도 유태인들의 대리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다른 나라에 인권을 강요해온 미국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사살하는 이스라엘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도, 줄곧 중동정책에서 편파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태인들의 성공에는 수천년간 핍박받아온 민족답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그들 특유의 집념에서 오는 듯하다. 어느 분야에 종사하든 이들은 끈질기게 자기 일에 몰두하면서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고집스럽게 자기 목표를 관철하는 성향을 보여준다.

유태인들의 이같은 성향은 이스라엘에 의해 또다른 형태로 투영되면서 끝없는 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아랍민족의 틈바구니속에 살아남은 위대한 민족이라기 보다는, 팔레스타인 민족을 억누르는 압제자의 독선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 책은 미국 테러사건 직후 자료에 의존해 바쁘게 쓰여진 듯 하지만, 유태민족의 과거와 현재, 종교관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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