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예정이었던 고구려 고분 벽화 가운데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삼실총(三室塚)과 장천1호분 벽화가 지난해 도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4일자에서 중국 지안시 공안국 문물보호파출소 경찰관의 말을 인용, "이들 고분 벽화가 심한 것은 벽면이 완전히 없어졌을 정도로 도굴당했다"며 "범인들은 조선족이 포함된 중국인들로 모두 잡혔으나 벽화는 행방불명"이라고 보도했다.
지안시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도굴된 벽화는 삼실총의 경우 무덤 주인공 부부의 나들이 장면을 담은 행렬도(제1실 남쪽벽), 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역사도(力士圖.제3실), 상상의 동물인 주작도(제1실 천장 고임부분) 등이다.
장천 1호분에서는 시신을 안치한 현실(玄室) 앞의 전실(前室) 동서쪽 벽면 전체를 차지했던 무덤 주인공 부부의 가무 관람도(동쪽)와 악기연주, 씨름, 소풍, 사냥 등의 장면을 담은 생활풍속도(서쪽), 전실 천장 고임에 있던 예불도(禮佛圖), 비천상(飛天像) 등이 도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굴범들은 벽에 회를 바른 뒤 회가 마르기 전에 채색하는 고구려 벽화의 특성을 이용, 전기톱으로 벽화를 조각조각 나눈 뒤 벽에서 벽지를 뜯어내듯 도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실총은 지난해 5월 19일, 장천1호분은 지난해 8월께 도굴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당국은 도굴사건의 전모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이번에 도굴당한 삼실총은 고구려 국내성 터로부터 멀지않은 지린성 지안시 우산촌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1913년에 벽화가 확인됐다.
1970년 발굴된 장천1호분은 지안 시내로부터 압록강을 따라 북동쪽으로 약 25km 떨어진 곳에 있다. 예불도와 생활풍속도 등은 고구려 신앙생활과 풍속을 알려주는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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