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10만원에도 사람 없어요"

입력 2001-10-04 12:14:00

"일손이 없습니다. 종전에 하루 7만원하던 노임이 10만원으로 올랐지만 도대체 사람을 구할 수 없습니다. 공기(工期)를 맞추려면 비싼 인건비를 주고서라도 사람을 쓸 수밖에 없지요"

요즘 지역의 건설현장에서는 기능공 기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인력의 공급이 수요에 못미치자 기능공을 중심으로 인건비가 30%가량 뛰면서 건설현장간 '기능공 쟁탈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는 IMF(국제통화기금) 체제이후 중단됐던 아파트건설 등 지역의 각종 건설공사가 올들어 한꺼번에 재개되면서 일선 현장의 목수, 철근 및 콘크리트공 등 기능공들이 크게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아파트건설 현장에서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기능공을 중심으로 인부 빼내가기에 열을 올리면서 전체 인건비가 크게 치솟는 등 건설시장 질서가 크게 교란되고 있는 실정.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종전보다 3분의2나 많은 인력을 투입했지만 다른 아파트 현장에서 인건비를 더 준다는 조건으로 인부들을 빼내가는 바람에 애를 먹고 있다. 또 다른 아파트 건설현장도 입주시기를 맞추기 위해 인력을 대거 투입할 계획이지만 지역에 전문인력이 부족, 수도권으로부터 기능공을 긴급 수혈키로 했다. 또 한 주택업체는 하반기 분양할 아파트 모델하우스 시공을 서울업체에 맡길 예정이다.

주택업체들은 아파트 마감자재 시공 시점에 가서는 기능공 부족현상이 더욱 심화, 입주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방 '드림시티' 등 지역의 건설현장에 따르면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목수의 경우 종전 하루 7만7천원~8만원하던 인건비가 최근에는 10만~12만원으로 오른 가운데서도 일손을 구할 수 없다는 것. 철근콘크리트공과 레미콘타설공, 타일공, 미장공 등 각종 기능공들도 인건비 상승과 함께 인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건설인부 부족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지역의 주택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부도나면서 기능공들이 일거리가 많은 수도권이나 호남지역으로 빠져나간데다 많은 인력이 전업(轉業)을 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최근들어 붐을 이루고 있는 다세대주택(빌라) 건립과 주택리모델링 공사 현장으로 인부를 많이 빼앗낀 것도 한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40~60대에 치중돼 있는 현재의 인력구조론 지역의 건설인력난은 고질화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역의 건설인력 부족난 해소를 위해서는 20~30대 건설기능공 양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