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당국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도 기업에는 별 도움이 안되고 있다.올들어 한국은행은 시중자금을 기업과 증시로 돌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 콜 금리가 연초 5.25%에서 현재 4.0%로 떨어졌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기업의 자금 수요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각 은행들이 특별자금을 마련해 추석 특수 등에 대비한 기업대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돈을 쓰려는 기업이 없다.
대구은행은 1천억원의 추석특별자금을 확보, 이달초부터 기업들에게 대출해주고 있으나 현재 신청액은 320억원선. 대구은행은 현 추세대로라면 추석전까지 총배정 자금의 절반도 대출이 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흥은행 500억원, 국민은행 1조2천억원, 기업은행 1조원 등의 기업대출 특별자금을 준비해 놓고 있으나 대출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량기업들은 오히려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작 돈을 쓰려는 기업들은 돈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모제조업체 대표는 "신용등급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으로 7등급에 올라 있어 신규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한 대출을 받지 못한다"며 "저금리 상황이 경영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전혀 희소식이 못된다"고 말했다. 지역 업체 가운데 담보 없이는 대출이 불가능한 업체가 전체의 6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은행들은 돈을 빌리려는 기업이 줄어든데다 빌릴 수 없는 기업이 상당수인 탓에 가계대출에 치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구·경북지역 가계대출 증가율(15.1%)은 기업대출 증가율(2.1%)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은행들은 몰려드는 예금을 운용할 곳이 없어 국고채와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형편. 돈이 밖으로 돌지 못하고 금융기관 안에서만 뱅뱅거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실질적으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못되고 있다"며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안좋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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