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과연 스포츠인가. 바둑의 체육화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바둑하면 두뇌 스포츠로 치부해온 보편의 생각이 뒤집어질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원에서 최근(지난 15일) 발대식을 가진 '바둑의 체육전환을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이 전국민의 주목을 끈다. 바둑은 예도(藝道)라는 전통적인 의미부여를 벗어던지는 변화의 모색작업이기도 하다. 한국기원은 이미 지난 7월에 대한체육회에 가맹단체 가입서를 내놓은 상태여서 이번의 발대식은 바둑이 스포츠로 가는 과정의 한 행사다.
▲바둑의 체육화는 나름대로 명분이 있다. 전국에 바둑을 즐기는 동호인(同好人)이 1천만명을 넘고 게임의 진행결과가 정확하게 기록되는 기록경기란 점이다. 격렬한 신체운동이 아닌 두뇌로 이루어지지만 모든 경쟁요소를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스포츠가 지향하는 목적에 꼭 들어맞는다는 논리다.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라는 측면에서도 스포츠 범주에 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외국에는 이미 마인드 스포츠개념이 있으며 따라서 신체운동만을 스포츠로 규정하는 것은 시대에 뒤처진 생각일는지도 모른다.
▲바둑체육화의 최종목표는 올림픽 종목의 정식채택이다. 카드게임의 일종인 브리지가 지난 9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았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선보일 예정이고 보면 바둑의 올림픽 진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서양장기인 체스도 지난 99년부터 스포츠로 인정받았으며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웃나라인 중국조차 전국체전에 바둑을 정식 종목으로 삼고 올림픽을 꿈꾸고 있을 정도라니 한국 기계(棋界)의 체육화 추진과 올림픽 종목채택 겨냥은 때가 늦은 감이 없지않다.
▲바둑의 올림픽 진출이 확정된다면 금메달에 가장 근접한 국가는 우리나라라는 게 보편적인 평가다. 세계대회를 거의 휩쓸고 있는 현재의 기력(棋力)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런 기대도 걸게 한다. 세계최강의 바둑을 유지하려면 보급 확산이 관건이다. 수련생의 진학이 해결되고 우수기사(棋士)의 병역혜택도 받을 수 있는 바둑의 체육화는 이런 측면의 확실한 제도적인 장치다. 한국 바둑의 미래는 새로운 변화모색과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 및 국가지원에 달려있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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