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신입생 유치에 '사활',지원자 입학정원보다 1만7천명 부족

입력 2001-09-20 12:23:00

대구.경북지역 대입 수험생(수능 기준)이 전문대까지 포함한 입학 정원보다 무려 1만7천여명이나 부족한 반면 재학생 자퇴자는 예년의 2배 가까이 발생, 지역 대학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때문에 대학들은 농촌 고교들에서나 있어 왔던 신입생 유치전에 생사를 걸고 나섰으며, 심지어 외국 유학생을 모집해 오기 위한 노력까지 펴고 있다.

역내 대학의 내년 모집 정원은 4년제 4만3천여명, 전문대 5만1천여명 등 9만5천여명에 이르지만 수능 지원자는 7만7천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지역 수험생들이 모두 지역 대학에 지원한다 해도 부족 인원이 1만7천500여명에 이른다.

사정이 이런데도 4년제 대학들은 내년 모집정원을 오히려 1천500여명이나 늘려, 결국 전문대들에 타격이 집중될 전망이다.

작년엔 수능 응시자와 대학 모집 정원의 차이가 120명에 그쳤지만 경북지역 전문대학들은 신입생 정원을 1천960명이나 채우지 못했었다. 올해는 정원 미충원이 수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대학들의 재학생 이탈도 숫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주요 대학들의 지난 1학기 중 자퇴생만 각각 330~530명에 이르렀으며, 경북대에선 1999년 385명이던 자퇴생이 작년 510명, 올 1학기 531명(1학년 431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신입생의 11.5%가 중도 퇴학한 것.

그외 1학기 자퇴생은 영남대 376명, 계명대 332명으로 2~3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증가했고, 특히 자퇴생 대부분은 성적이 우수한 인기학과 출신이어서 지역 대학의 전반적인 학력저하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대학들은 심지어 외국 유학생 모셔오기에까지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칭따오에서 열린 유학박람회 경우 참가 국내 9개 대학 중 4개가 경북대·가야대·대경대학·성덕대학 등 지역 대학이었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상당수 지역 대학들이 올해부터 미달사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이런 사태가 전국화돼 결국 문닫는 대학들이 속출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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