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7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권에 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도를 최후통첩 형식으로 통고하고, 탈레반 정권이 18일 종교지도자 회의에서 수락 여부를 결정하기로 해 이번 주가 미국의 전쟁개시 공격시점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이번 공격이 사전 예고없이 전격적으로 단행될 것임을 공언해 탈레반 정권이 빈 라덴 신병 인도를 거부할 경우 곧이어 미군의 파상적인 군사공격이 전격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탈레반 정권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17일 빈 라덴의 신병인도 여부에 대한 결정을 이슬람 종교지도자 회의에 위임했다.
오마르는 이날 남부 칸다하르에서 파키스탄 대표단과 만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라덴의 운명은 최고 종교지도자 20명과 전국의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 1천여명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슬람 종교지도자 회의는 18일 카불에서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를 통해 빈 라덴의 신병인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압둘 하이 무트마엔 탈레반 대변인은 "상황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60% 정도는 있다"고 했으나 파키스탄측과 빈 라덴 인도 문제를 직접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파키스탄 대표단은 탈레반 정권과의 첫날 담판에서 결론을 내지 못함에 따라 아프간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 오마르를 상대로 계속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탈레반은 17일 미국의 공격에 대비, 아프간 영공을 전면 폐쇄했다. 탈레반 정권의 근거지이자 빈 라덴의 은신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간 남부 도시 칸다하르에서는 미국의 보복공습을 우려해 지금까지 전체 주민의 절반에 육박하는 10만여명이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으며, 탈레반 정권의 일부 간부 가족들도 도시를 빠져나와 수도 카불 인근에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7일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의 자히드 대통령과 전화회동을 갖고 테러와의 전쟁 결행입장을 설명하는 등 탈레반과 연대가능한 이슬람 국가나 외부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총체적인 외교전을 가속화하고 있다.미국은 또 방글라데시 정권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위해 자국의 항구와 공항을 개방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본토의 공수사단에 출동 대기명령을 내리고 순양함 빈센스와 구축함 커티스윌버를 인도양으로 급파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국방부 청사를 방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핵심 각료들과 통합전략회의를 갖고 군사작전을 총체적으로 점검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의직후 가진 회견에서 테러 주모자로 지목한 빈 라덴의 신병에 대해 생사(生死)를 불문하고 그를 체포해 법정에 세울 것이라며 강력한 처단의지를 밝혔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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