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전쟁-아프간 철수·탈출 안팎

입력 2001-09-17 00:00:00

---아프간엔 교민 없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인접국인 파키스탄 주재 한국 교민들의 철수가 주말부터 본격 시작됐다.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윤지준)과 교민회(회장 김승국)에 따르면 라호르 주재 우리 교민 20여명이 15일 철수한 것을 시작으로 16일에도 13명이 철수했으며 이번주 중에도 상당수교민이 잇따라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우리 교민들 중 대다수는 현재 항공기 표가 마련되는 대로 철수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번 주말까지 전체 교민 330여명 중 절반 가량이 파키스탄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김승국 교민회장은밝혔다.라호르 주재 한보철강과 대우건설(2가족), 태창기업 등 우리 기업 주재원 가족 20여명은 15일 싱가포르항공편으로 싱가포르를 거쳐 서울로 들어갔으며 라호르 주재 (주)대우 주재원 가족13명도 서울로 가기 위해 16일 방콕으로 떠났다.파키스탄 주재 한국 교민은 330명 정도로 추산돼 왔으며 아프가니스탄에는 우리 교민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美 "타지키스탄 공항 이용"

미국이 테러참사 보복작전을 위해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 공항을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16일 러시아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미국은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오사마 빈 라덴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위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 군사기지를 사용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미국은 특히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 공항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반대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바그람 지역의 옛 소련 공군기지 등 2곳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두샨베 공항의 경우 중앙아시아내 최대 공항으로 모든 종류의 첨단 군용기 이착륙이 가능하며 러시아와 타지키스탄 방공부대의 엄호를 받고 있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바그람 공항도 길이 3천m, 폭 55m의 활주로를 갖추고 있어 미군이 군사작전을 펴는데 안성맞춤인 것으로 전해졌다.미군이 이들 공항을 이용할 경우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신속히 이동시킬 수 있어 효과적 작전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이들 공항을 장기적으로 이용하는 데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러시아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우선 연료 공급 및 무기 수송이 어렵고,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지역내 전투로 인한 시설 파손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옛 소련군도 사막을 통과하는송유관을 설치해야만 했다.

---난민 지원 아프간 영토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무력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평상시보다 수배나 많은 아프간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고 이란 주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관리가 16일 경고했다.UNHCR의 수렌드라 반데이는 "평상시보다 3배 이상의 난민들이 이란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난민 처리를 위해 이란정부와 난민캠프 설치장소를 협의하는 등 급속한난민유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반데이는 이란 정부가 난민의 이란영토 입국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부 난민들이 폐쇄된 국경을 넘어 이란에 들어오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란 주재 UNHCR 책임자인 보 스책크도 이란정부는 아프간 난민을 기꺼이 도울 것이지만 이란 입국은 허용치 않고 대신 이란 영토가 아닌 아프간 영토에서 난민을돕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미 군사보복에 직면해 또다시 대규모 아프간 난민 유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이란은 15일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아프간과 인접한 900㎞에 달하는 국경에 대한 폐쇄 조치를 발표했다.그러나 다음날 아프간 난민을 돕기 위해 완충지대를 설치할 것이라면서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탈레반 외국인에 출국령

뉴욕과 워싱턴에서 자행된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것이라는 조짐이 증대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15일 모든 외국인들에 대해출국할 것을 지시했다.탈레반 정권 외무부의 한 관리는 이날 중 라디오를 통해 발표할 수 있도록 외국인 출국지시에 관한 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며 이미 많은 외국인들이 아프카니스탄을 떠났다고 말했다.그는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CNN이 카불에 더 머무를 수 있도록 비자 갱신을 신청했으나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적십자 요원 모두 철수

아프가니스탄에 최후까지 남아 있던 국제적십자 요원 15명이 집권 탈레반 정권으로부터 '미국의 공격이 개시될 경우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통첩을 받고 16일 수도 카불에서 철수했다.적십자는 앞서 비핵심 요원들을 먼저 대피시킨 바 있다.

이와 함께 카불 소재 외과병원에서 일하던 이탈리아 국적의 구호요원 2명과 독일인 1명도 카불을 떠났다.탈레반은 모든 외국인에 대해 아프간에서 떠날 것을 명령했으나 약 6천명으로 추산되는 파키스탄, 체첸,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이슬람 신자들의 경우에는 예외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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