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 대참사 이후 테러 세력에 대한 무차별 보복 전쟁을 선언하자 반미 성향의 국가나 약소 국가들이 행여 자국에 불똥이 튈까 미국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특히 테러가 발생하면 서로 자신들의 행동이라고 천명하며 선명성 경쟁을 벌였던 일부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 신봉 무장단체들도 이번에 저마다 발뺌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17일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을 의식해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해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의 관계를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아랍에미리트연합은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이번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 전쟁을 발표함에 따라 이같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걸프협력회의 6개 회원국은 미 테러 참사에 대한 비난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파키스탄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 공격을 위해 요청한 영공 개방, 다국적군 주둔, 빈 라덴 탈주를 막기 위한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봉쇄 등에 합의해 줬다.
테러 참사 발생 후 미국이 불량 국가로 규정한 북한, 쿠바, 이란, 이라크 등과 미국을 상대로 테러를 저질러 왔던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이번 테러의 개입설을 부인하고 하나같이테러 행위를 비난했다.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12일 "미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미국민과 더불어 슬픔과 고통을 느끼며 폭력에 의존해서는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반미 성향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은 미국 테러의 희생자를 위해 헌혈을 해 이번 사태에 무관함을 적극적으로 표시해 전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또 이집트의 과격 이슬람단체인 이슬람형제단도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한 살해와 침략에 공포감을 느낀다"며 유감과 슬픔을 표시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탈레반 역시 테러 직후에는 테러를 비난하며 테러리스트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이에 반해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들은 미국의 보복 공격을 지지하면서도 영국만이 적극적인 군사행동 참여 입장을 밝힌 상태이며 다른 국가들은 참여에 소극적이거나 결정 시기를 미루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4일 거의 모든 워싱턴 주재 외국 대사들을 불러 이번 전쟁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그렇지 않은 국가는 국제적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해당사국들이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북한을 비롯해 쿠바, 이란, 이라크, 리비아, 수단, 시리아, 등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되고 있는 7개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강화될 것이라고분석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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