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도입한 대학 수시모집은 일부 대학의 우수 학생 선점 전략 등으로 학생 본인과 고교 교육에 미치는 부작용이 커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1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해 이미 대학 입학이 결정된 고교 3년생들은 학교와 교육 당국의 무관심 속에서 방황하고 있으며, 다른 학생들에게도 마음 잡고 공부하기 어렵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1학기 수시모집에 뽑힌 전국의 예비대학생들은 모두 7천111명이나 된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수업을 받게 하고 있어 대부분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미 대학에 들어가게 된 마당에 입시를 위한 수업이 귀에 들어올 리 없으며, 이 바람에 이들이 정규수업은 팽개친 채 소설책을 보는 등 수업 분위기를 해치고 있을 따름이다. 심지어 일부 학교에서는 이들이 왕따를 당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아예 결석을 묵인해 주고 있다니 도대체 될 말인가.
더구나 수시모집에서는 고교 2학년까지의 성적이 절대적이고, 학생부 성적의 경우 1학년 40%, 2학년 60%를 반영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학력이 모자라는 요즘 학생들이 이때까지만 공부하고 대학 과정을 충실히 이수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며, 고교 3년 과정을 한창 이수해야 할 학생들에게 학업을 사실상 중단하거나 소홀히 해도 되는 것처럼 오도할 수도 있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초 이 제도는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대학입학 기회를 주고, 대학이 특정 분야에 우수한 학생들을 미리 뽑자는 게 근본 취지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1학기부터 이를 실시함으로써 문제가 복잡해졌으며, 우수한 학생들을 되레 나쁜 방향으로 가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셈이다.
일부 대학이 수시모집 합격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하나 고교 3년 과정이나 대학 기초교양 과정 어느 것도 대신하지 못하는 임시방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교육 당국도 시 도교육청이 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도록 했다지만 그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수 학생들을 우선 뽑아놓고 보자는 식의 1학기 수시모집 전형은 폐지하거나 2학기 수시모집에 통합시키고, 그 시기도 정시모집에 가깝도록 늦추는 게 옳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들이 선발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는 재수생들은 뽑아야 1년을 꼬박 다시 공부할 필요가 없어 재수생과 가정의 부담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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