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의 판도를 그려왔던 주역들의 생생한 기록을 담은 '한국 문단사'가 문학평론가 김병익씨에 의해 문학과 지성사에서 새로 나왔다. 1973년 일지사에서 초간된 후 절판된 책을 새로 판을 짜고 한자 표기를 한글로 바꾼뒤 약간의 오류를 고쳐 다시 출간한 것.
'한국 문단사'는 최남선의 신체시 '해(海)에게서 소년에게'가 나온 1908년부터 1970년까지의 문단 역사를 종합했고, 연대별로 개괄된 정사는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야사까지 풍부하게 담고있다.
또한 해방 이후보다는 근대문학이 태동·전개된 일제시대 문단의 궤적을 주로 그렸는데 이 가운데 '시대와의 불화'를 일으킨 작품과 문인기행(奇行)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흥미를 끈다.
이 책은 저자가 30대 시절 동아일보에 연재한 것으로, 문학담당 기자로서 그리고 시대의 아픔에 고민하며 싸우던 지식인으로서의 열정이 담긴 글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문단사'는 '문학사'가 존재하기 위한 공간적·시간적 무대이지, 그 자체가 문학의 역사일 수는 없다"며 '문단사'를 '문학사'로 오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문학사는 창작의 질과 내용, 문학활동의 내적성격과 변화가 대상이 되지만, 문단사에서는 문단활동의 변모와 창작의 외적사건·여건이 주목된다는 것. 이 책에서 문인들의 조직·잡지 등의 문학활동 조건, 최초의 개척과 논쟁, 여타의 화제에 중점을 둔 것은 이 때문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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