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있는 남성복 입기

입력 2001-09-05 00:00:00

남자들도 누군가로부터 '베스트 드레서'라거나 '옷을 세련되게 입는다'란 말을 들으면 괜히 어깨가 으쓱거려진다.

미남이라서, 비싼 옷을 입어서, 체격이 좋아서 베스트 드레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맞고 자신의 개성을 살린 옷차림을 하는 사람이 베스트 드레서가 아닐까.

김태식 한국맞춤양복기술협회 대구지부장은 "회의나 공식 모임 등에서는 격식에 맞는 옷차림을 하는 것이 세계화 시대의 에티켓"이라며 "색상, 디자인, 스타일에 앞서 자신의 몸에 적당히, 보기좋을만큼 달라붙게 입는 것이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첫인상이 중요한 분야의 직장인이거나 대인관계가 많은 비즈니스맨, 사업가 등에게 도움이 될만한 남성복입기 가이드.

♣평상 신사복

남성들이 일반적으로 입는 양복으로 서구 사람들은 '비즈니스 슈트(business suit)'라고 부른다. 회사에서 일할 때 회의, 업무상 모임 등에서 자주 입는다. 반드시 드레스 셔츠와 넥타이를 착용해야 하는 게 에티켓. 분위기나 장소에 따라 꽂을 수 있는 포켓 치프를 여러 장 갖추면 좋다. 드레스 셔츠는 흰색이 무난하지만 개성과 업무 환경에 따라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색상도 무리없다. 하지만 살이 훤하게 비치거나 반팔 셔츠 등은 점잖은 자리에서는 곤란하다.

♣세퍼레이트(separates)

'코디네이트 슈트(coordinate suit)'라고도 하며 흔히 말하는 '콤비'는 일본식 표현으로 잘못된 말이다. 상·하를 따로 갖춤으로써 조화를 모색하는 신사복. 상의가 짙은 색이면 바지는 옅은 색이 좋으며, 서로 다른 질감의 원단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 세일즈맨은 업무 중에 입지 않는 것이 예의이나 일반 회사원일 경우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 나들이복으로 입을 때는 버튼다운 셔츠에 스카프를 할 수 있고 폴로 셔츠나 화려한 색상의 드레스 셔츠도 어울린다.

♣블레이저(blazer)

1877년 영국의 명문대학 보트 경기 때 입은 옥스포드대학팀의 유니폼에서 비롯됐다. 주홍 플란넬 유니폼과 금속 단추의 번쩍거림에서 블레이저란 이름이 붙었다. 지금은 블레이저가 평상복으로 확대돼 많은 변화가 생겼으나 여전히 금속 단추는 고수되고 있다. 선수단이나 공무원의 복장으로 많이 활용되며 한 벌 차림의 경우 근무복으로도 무방하다.

♣턱시도(tuxedo)

1866년 미국 뉴욕주에 있는 턱시도 공원 클럽 개장식에서 그리스월드 로릴러드가 입었던 옷이 클럽의 야간예복으로 공인되면서 유래된 명칭. 정식 야회복인 이브닝 드레스코트를 대신해 입을 수 있다. 원래는 오후6시 이후 입는 옷이지만 최근에는 오후 3시이후에도 많이 입는 추세. 우리 나라에서는 결혼예복으로 활용되고 있다. 윗도리는 검정색과 아이보리색 모두 가능하며 바지는 가능한 검정색으로 하는 것이 원칙. 넥타이와 같은 색조의 커머번드(cummerbund: 턱시도를 입을때 조끼대신 두르는 넓은 띠)나 조끼를 착용하며 가슴에 주름이 있는 드레스 셔츠가 적당하다.

♣블랙 슈트(black suit)와 다크 슈트(dark suit)

일반 신사복과 디자인상의 차이는 없고 색상만 검정색일뿐이다. 오전, 오후 구분없이 약식 예복으로 입을 수 있다. 결혼식이나 회갑연 등 경사에는 은회색조의 줄무늬나 바둑판무늬, 마름모무늬 등의 넥타이를 매고 흰색 포켓 치프를 꽂는다. 장례식 등 애사에는 검정색 넥타이를 매는 게 예의. 다크 슈트는 블랙 슈트보다 격식이 떨어지지만 약식 예장으로 대신할 수 있다. 짙은 감색이나 짙은 회색 등 어두운 색의 슈트를 말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김태식양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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