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뭄으로 목이 탔던 경북 중북부가 또다시 가을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때문에 참깨.땅콩.고구마 등의 후작으로 재배되는 김장용 무·배추의 흉작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쯤 이미 무.배추 마친 농가들은 생육 부진을, 비를 기다리느라 파종을 늦추고 있는 농가에선 영농 시한 놓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얼마나 가무나=의성 안평면 이귀숙(52.여.박곡1리)씨는 "열흘 전 배추 씨를 뿌려 싹은 올라 왔으나 물을 대기 힘들어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그러면서 상당수 농가들은 비를 기다리고 있어 파종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수확철 과수 농가들에도 비상이 걸려 의성 가음지역에서는 지난 주부터 가뭄 극복 활동이 시작돼 쌍계천을 굴착하고 있다. 가음면 사무소 김무구 산업담당은"지난 주에 하천 3곳을 뚫었고 들샘 2곳도 팠다"며 봄가뭄 상황 재연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군위 의흥면의 김성환(45.읍내리)씨는 "저수지 고갈로 20여일 전부터 며칠에 한번씩 벼논에 물을 퍼대고 있다"며, "추수가 한달여밖에 남지 않아 쭉정이가 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인근 원산리에서 채소밭에 물을 주던 권옥선(65) 할머니는 "20일 전에 심어 한뼘은 돼야 할 열무.토종배추가 손가락 한마디 크기밖에 안돼 김장 배추까지 사먹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금양리 손순석(64)씨는 "고추는 곯아 죽고 콩은 알이 생기기도 전에 꽃이 시들어 떨어졌으며 고구마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켠에선 도움도=그러나 가뭄으로 득을 보는 측도 있다. 스프링클러나 점적관수 시설을 해 둔 시설 채소나 과수농가는 일조량이 많아 좋다는것. 사과.황금배.포도는 스프링클러 덕택에 당도가 2, 3% 올랐고, 오이 등 시설채소도 수확량이 늘고 수확기도 앞당겨 졌다고 농민들은 말했다.
군위 농업기술센터 손두학 경제작물 담당은 "시설채소.황금배.사과 등의 주산지인 이곳 농업 형태를 감안한다면 가뭄으로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비 얼마나 안왔나=의성에는 여름 장마철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6~8월 석달간 강우량이 예년(537.4㎜)의 절반 가까운 281.5㎜에 불과하다. 올해 총 강수량도 392.8㎜(예년 769㎜)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 저수지 저수율이 평균 35%로 떨어졌고, 저수량 3천200t의 구천조성지는25%, 1천950t의 가음지는 10% 이하로 하락했다. 의성 봉양면 김모(47.화전리)는 "물이 마른 뒤 쌍계천 곳곳이 청태로 뒤덮였다"고 했다.군위의 상황도 비슷해, 362개 저수지 중 152개가 말라 붙어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 7, 8월 강우량이 95㎜에 불과, 작년 558㎜의 17% 수준에 그치고있다.
군내 대형 저수지인 백합지(산성) 창평지(부계) 등도 바닥을 드러냈고, 물이 마른 하천에선 시퍼런 이끼가 번졌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군위.정창구기자 j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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