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익올리기 팔걷었다

입력 2001-08-30 15:05:00

은행들이 수익 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예금보다는 대출 독려, 은행장과 기업인과의 면담, 각종 수수료 인상 등 묘안을 짜내고 있다. 각종 우대금리를 제시하면서 돈을 쓰도록 독려하는 한편 소액 예금주 등 은행 수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수수료 인상이나 예금유지 비용 부과 등으로 수익을늘리려고 노력하는 상황.

예금과 대출의 차액인 예대마진으로 살아가는 은행들은 최근 콜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금리를 내리면서 동시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받자 수익성을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대출 늘리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 기업은행은 이달부터 우량기업에 대해 영업점장이 본점 승인없이 대출해줄 수 있는 전결 한도액을 운전자금은 담보8억원(신용 1억원)에서 25억원(신용 5억원)까지, 시설자금은 담보 5억원(신용 1억원)에서 15억원까지로 각각 늘렸다.기업은행은 지난달부터 우수 개인고객이 신용대출 가능액을 미리 알 수 있는 '신용대출한도 사전통보제'를 시행중이다.

조흥은행도 기업대출 점포장 전결 한도액을 최고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리고 대출금리도 4% 포인트 범위내에서 연리 6.7%까지 탄력적으로운용토록 했다. 이는 점포장들이 재량권을 갖고 적극적인 대출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의지.

외환은행은 이달부터 개인 담보대출의 경우 점포장 전결금액을 2억원으로 100% 확대했다.평화은행은 그동안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으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주부나 근로자층을 대상으로 점포장 권한에서 500만원까지 대출토록 했다.

한빛은행은 FLC 기준 신용 5등급 이상 기업이 한도내에서 신속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여신한도예고제'를 각각 시행하고 있다.

◇기업인과의 만남 강화

김종창 기업은행장이 전국 6개 주요 산업단지를 방문, 기업인들과 직접 만나 중기 애로사항을 듣고 기업은행의 중기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대출을독려하고 있는 중이다. 대구 성서산업단지도 방문 대상지에 포함돼 있다.올 상반기 국민·기업·외환·수출입은행장 및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대구를 방문, 기업인들을 만난데 이어 하반기에도 상당수 은행장들의 산업 현장방문이 이뤄질 전망.영업점장들은 아예 출근을 사무실이 아닌 기업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성서에 점포가 있는 시중은행 한 지점장은 "조합이나 협회 모임이 있을 때는 바로 그곳으로 간다"며 "영업점장 전결로 금리를 내려주면서 대출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수수료 인상

은행에 수익을 주는 고객은 은행별로 전체 고객 가운데 상위 20~30% 정도. 나머지는 수익에 별 도움을 안주는 사람들이다.이렇다 보니 VIP고객들은 우대하는 반면 소액 예금주나 서민 고객들은 별 환영을 받지 못한다. 대표적인 것이 소액예금의 이자 미지급과 계좌유지 수수료부과 등으로 상당수 시중은행들이 실시중에 있다.

은행들은 또 국고수납 유료화와 고객 서비스 일부 수수료율 인상도 추진중이다. 은행들은 무통장입금 등 창구거래의 경우 현재 수수료 수준이 업무처리 원가기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점을 들어 연내 인상을 단행할 방침.

전기·전화·건강보험·국민연금 등 4대 공과금 수납대행 수수료도 현재 건당 140원으로 원가에 비해 낮게 책정돼 있어 인상을 추진중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은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안다"며 "고객반발은 있겠지만 경쟁시대에 은행도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말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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