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연다-지역 중견예술인 직업현장

입력 2001-08-27 15:51:00

22일 오후 3시 계명대학교 체육관 내 발레연습실. 막바지로 치닫는 여름 무더위 속에서 가을 작품 발표회를 앞둔 이화석(37)씨가 발레연습에 구슬땀을 쏟고 있었다.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50여평 연습실에서 찜통 더위를 온 몸으로 받아내며 후배들과 함께 여름나기를 하고 있는 이화석씨는 대구를 대표하는 남자무용수로 꼽힌다. 현재 대구에서 인지도를 가지고 활동중인 남성 무용수는 이씨를 비롯, 김용철, 최두혁, 정찬, 박준우 등 손에 꼽을 정도. 이들 가운데 제일연장자인 이씨는 꾸준한 작품 발표로 대구 무용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용이 어려워지면서 관객들로부터 멀어졌습니다. 대중적인 춤을 예술로 승화시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합니다".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지난 7월부터 매일 4시간씩 계명대학에서 무용연습을 해오고 있는 이씨는 가을 무대를 여는 첫 작품으로 대중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댄스스포츠와 재즈발레를 선택했다. 이씨는 오는 10월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김용철(35) 구미시립무용단 안무자와 함께 룸바, 차차차, 쌈바 등을 춤으로 구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어 대백예술극장에서 최두혁(34)씨와 더불어 클래식발레에 현대적 동작을 가미, 인간들의 개성이 꽃처럼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모던발레 '다시 피는 꽃Ⅱ'를 무대에 올린다.또 남성 무용발전을 위한 '남성 춤 프로젝트' 일환으로 신라시대 꽃밭이었던 화원의 과거와 오늘날의 모습을 표현한 '화원 이야기'를 오는 12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몸으로 하는 춤은 동, 서양을 막론하고 모두 일맥 상통합니다. 무용을 제대로 소화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을 섭렵해야 합니다".

계명대 무용학과 1회 졸업생으로 대구 무용계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이씨는 평소에도 수입의 반을 투자, 택견, 요가, 현대무용, 한국무용 등 다양한장르 익히기에 여념이 없는 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권명화씨로부터 살풀이를 배우고 있다.

"연륜이 쌓이는 만큼 깊이가 배여 나오는 춤을 추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더라도 작품을 발표하며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무용인이 되기 위한 이씨의 비상이 작렬하는 태양속에서 준비되고 있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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