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의료보험' 도입 논란

입력 2001-08-27 12:31:00

현재 파탄직전에 직면한 국민건강보험재정 안정을 위해 민간 건강보험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정부와 의료계에 일고 있다.

그같은 방안은 기본적 의료서비스는 현행 건강보험이 담당하고, 공적보험이 충족할 수 없는 고급 의료 서비스는 민간보험이 보완해 의료보험을 이원체제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의 소득수준에 따라 선택적으로 가입하게 한다는 민간보험은 의료수혜의 '빈익빈 부익부' 논쟁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보건복지부에 '민간의료보험제도 활성화' 의견서를 제출하고 "보험료도 적게 내고 혜택도 적게 받는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진료비 할인제도로 전락했다. 의료보험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위해 민간보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의협은 민간보험 활성화를 위한 단기 방안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MRI, 초음파, 레이저 등 고가의 의료장비를 이용한 검사와 최신 의료기술의 사용 등에 대한 민간보험 적용을 주장했다.

의협은 그러나 민간보험의 등장은 의료서비스의 차등화에 따른 형평성 문제와 의료비 증가, 병.의원의 민간의료보험환자 선호, 종합병원 환자집중, 공적 의료보험의 소득재분배 기능약화 등의 부작용이 따르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구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의 민간보험 도입 의견서 제출은 복지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정부가 구체적인 민간 보험 도입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병협)도 최근 열린 전국 시.도병원회장 및 상임이사 회의에서 '민간보험'에 대해 논의했다.

병협은 이날 회의에서 "보험재정 파탄에 따른 건강보험재정 안정 종합대책은 진료비 삭감, 지연지급, 과잉.부당청구에 대한 규제강화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민간보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연구용역을 의뢰키로 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노인인구의 증가로 수년내 의료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현행 의료보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만큼 민간의료보험 도입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민간보험 형태로 112개의 상해 및 건강관련 상품이 등장해 있으며, 최근에는 초과 치료비를 일정비율로 부담하거나 본인부담금을 지급하는 의료보험 상품이 나오고 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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