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동선 최고위원의 '친일파' 발언으로 좌초위기를 맞고 있는 영수회담이 22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귀국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은 여전히 안 위원의 사퇴 수리와 대통령 사과, 재발방지책 등을 요구하면서 이를 영수회담 문제와 연계시키고 있다.
2박3일간의 싱가포르 방문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이 총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했다.
"기본적으로 영수회담은 진실한 의도와 신뢰를 갖고 그 결과가 국민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주는 것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핵심당직자도 "안 위원의 사퇴 표명이 수용되지 않고 있고, 이총재 비난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영수회담에 응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고 말해 3개항 관철이 영수회담의 조건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영수회담에 대해 기본적으로 '국민고통과 경제난이 가중되고 여야가 극한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담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생각을 갖고있다고 한나라당 핵심당직자는 전했다.
따라서 여권이 최소한의 '성의'만 보여줄 경우 상황이 급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21일 열린 총재특보단 회의에서도 '회담에 응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참여해선 안된다'는 의견보다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총재와 당3역 등 핵심당직자들의 의견도 반반으로 엇갈리고 있으나 "꼬일대로 꼬인 현정국을 풀 수 있는 길은 영수회담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조금씩 세를 얻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안 위원 문제와 관련, 대통령이 직접 엄중 질책했고, 민주당이 안 위원의 사퇴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청와대가 제동을 거는 등 최소한의 '성의'는 보인 것으로 해석하려는 기류도 있다.
때문에 당안팎에서는 오히려 이 총재의 '결단'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내 의견이 반반으로 엇갈려 있는 상황에서 결국 현시국을 보는 이 총재의 시각과 결단에 달려 있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구체적인 것은 당의 얘기를 듣고 결정하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볼 때 여권이 안 위원 사퇴 수용과 회담 실무접촉 제의 등 '성의'를 보일 경우 난항을 겪고 있는 영수회담이 의외로 쉽게 타결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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