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의 핵심이자 개방화의 마지막 저지선인 쌀 농사조차 3년 후엔 위험스러워질 상황이 닥치고 있다.
경공업 전분야에서 이미 한국을 추월한 뒤 첨단 공업까지 위협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일본 시장을 표적으로 한국.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자포니카종 벼(찰진 쌀) 재배를 급격히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값은 국내산의 20%도 안돼, 2004년 이후 개방이 불가피한 국내 쌀 시장을 단번에 잠식할 위험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처할 특별한 방법이 없이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 박사가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종전 중국은 흔히 안남미로 알려진 인디카종 쌀(찰기 없는 쌀)을 주로 재배.소비해 왔으나, 최근 몇년 사이 인디카종의 수매량과 수매가를 대폭 낮추는 대신 한국.일본인이 선호하는 자포니카종 재배를 극력 권장하고 있다.
150여년 전 우리 동포의 이주로 쌀 농사가 시작됨으로써 중국내 한국형 쌀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는 동북 3성 경우, 그때문에 벼 면적이 1985년 119만ha에서 1999년에는 무려 258만ha로 증가했고, 특히 흑룡강성 벼 논 면적만도 161만5천ha로 급증했다. 우리나라 벼 논은 다 합해야 100만ha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의 단위 면적당 쌀 생산량은 우리보다 훨씬 많다.
반면 쌀 값은 미국산과 비교해도 60%선에 불과, 세계 농산물 시장 개방을 주도했던 미국조차 최근에는 중국에 의해 시장을 잠식 당해 농민 시위 등의 사태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세계 쌀의 32.5%를 생산하고 있으며 재고까지 쌓여, 생산 정책을 양 중심에서 질 높은 수출용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질 위주 전환을 위해 중국은 수매가를 3년 사이에 21.6%나 떨어뜨린 바 있으며, 그런 영향으로 자포니카종이 동북3성 외에 화북.산동성 등으로까지 확대 재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2004년까지 쌀 시장 개방을 유예 받는 대신 매년 일정량의 쌀을 '최소 시장 접근'(MMA)이란 형태로 의무 수입토록 돼 있는 한국은 이미 그 수입분 대부분을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들여 오고 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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