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시 대구2부 세계인이 되자

입력 2001-08-10 14:56:00

(6)음식문화

외국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고 또 추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과 음식문화가 아닐까.

그렇다면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문화는 과연 있을까.

수출업무로 자주 해외바이어들과 상담을 하는 (주)태왕의 권준호(36) 상무는 대구의 전통음식을 맛보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 가장 난감하다고 한다.

"대구의 향토음식이나 한국의 전통음식을 먹을 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국에선 작은 도시라도 꼭 가볼만한 식당이나 맛봐야 할 음식이 있는데…"

권씨는 차선책으로 깨끗하고 맛있는 단골집 1, 2곳을 정해놓고 접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 시민들에게 외국인들을 위해 추천할 향토음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대부분은 '글쎄요'라거나 몇 번 고개를 갸웃거리다 '따로국밥', '찜갈비' 정도를 꼽을 것이다.

실제로 대구시 관광문화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는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따로국밥과 할매곰탕, 추어탕, 찜갈비 등 몇 가지를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춘천닭갈비'나 '전주비빔밥' 처럼 고유명사화된 음식도 아니고, 국내에서조차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

음식점도 넓고 화려한 시설의 식당은 많지만 한국의 문화, 대구의 멋을 느낄만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들어 대구시와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은 향토음식과 음식점 개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4월 지역 990여개 모범음식점을 수록한 책자를 공공기관, 운수업체 등에 비치한데 이어 한국어.영어.일어 등 3개 국어로 설명된 '대구맛자랑'이란 가이드북 3천여권을 만들어 배포했다.

그러나 소개된 음식점 대부분은 기존 모범음식점인데다 외국계 패스트푸드점까지 들어있어 정보는 될망정 음식점 자체의 전통성이나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는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수성구청은 음식점이 밀집한 들안길을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오는 9, 10월쯤 외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 개발을 위한 음식품평회를 열고, '한 업소 한 명품 갖기' 운동, 장승, 물레방아 등 볼거리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서정식 영남이공대교수(식음료조리학)는 "음식점이 관광상품이 되려면 고유의 맛과 함께 조리과정 등도 보여 줘 외국인이나 외지인들의 입과 눈을 함께 즐겁게 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대구와 경북지역의 전통음식을 연계시켜 상품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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