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사업계획 내용·의미

입력 2001-08-09 14:15:00

정부가 8일 공개한 '보육사업 종합발전계획'은 인구구조와 가족형태 변화로 급증세에 있는 국민 보육수요를 국가적 차원에서 흡수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담고 있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작년말 현재 보육이 필요한 국내 만0~5세 아동 148만7천명 가운데 53.9%인 80만여명이 시설 부족으로 보육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특히 만0~2세 영아의 경우 수요 아동수는 43만2천명에 달하는 반면 보육수요충족률은 10.7%(보육아동수 4만6천명)에 그쳐 보육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등으로 보육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데 반해 보육서비스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이 종합계획은 오는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인데다, 워낙 방대한 사업 내용을 담고 있어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는 회의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종합계획의 주요 내용과 의미를 정리한다.

◆보육수요 100% 충족

정부는 보육시설 확충, 보육환경 개선, 보육료 지원 확대, 보육서비스 질 향상등을 통해 현재 46.1% 수준인 보육수요충족률을 2010년에는 100%로 높일 계획이다. 한마디로 보육이 필요한데 관련 시설을 구하지 못해 보육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게 만든다는 의미다.

보육수요 100% 충족이 실현되면 보육시설 이용 아동수는 작년말 현재 68만6천명에서 134만2천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정부의 보육재정분담률을 현재의 25.2%에서 선진국 수준인 50%까지 끌어올려 2010년에는 1조5천억원 내지 2조원을 정부 재정(지방비 포함)에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비 부담분을 포함해 3천272억원에 불과했던 정부의 보육비지원금 규모를 5배 이상으로 늘려야 하는데다 지역별 시설집중도 조정 등에도 엄청난 행정수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전도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보육료 지원 수준 상향 조정

예산부족으로 완전히 시행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기초생활보장제 수급자에 해당되는 법정 저소득층에는 보육비 전액을, 기타 저소득층에는 보육비의 40%를 지급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정부가 현재 보육비 지원의 기준으로 삼는 표준보육비용은 영아(만0~2세)가 월22만~23만원, 유아(만3~5세)가 월 12만원이다.

정부는 법정 및 기타 저소득층으로 나눠져 있는 보육비 지원체계를 2005년까지 3단계로, 2010년까지는 중산층을 포함하는 5단계로 세분화한 뒤 제2계층인 기타 저소득층에 대한 보육비 지원율을 2010년까지 70%로 높일 계획이다.

그밖에 제3계층에는 2007년부터 50%를, 제4계층에는 2007년부터 30%를, 제5계층에는 2010년부터 10%를 지원, 2010년에는 보육비 지원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 계획대로 되면 작년말 현재 16만1천명이던 보육료 지원 아동수가 2010년에는 53만6천명으로 3.3배가 되고, 지원아동 비율도 23.5%에서 40%로 16.5%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만5세아동 무상보육

이는 취학 전 1년간 유치원 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하는 '만5세아동 무상교육'과 궤를 같이 하는 정책이다.

유치원에 가든지 어린이 집이나 놀이방 형태의 보육시설을 이용하든지 관계없이 취학전 1년간은 국가 재정으로 교육 및 보육서비스를 공평하게 제공함으로써 취학전 기초 교육환경의 균등성을 담보한다는 취지가 깔려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현재 법정 및 기타 저소득층 아동 1만4천700명(5.2%)에 대해서만 실시하고 있는 무상보육을 단계적으로 확대, 2010년에는 대상 아동 28만명 전원에 대해 완전 무상보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보육시설 확충

보육서비스 강화를 위해 정부는 현재 '30인 이상'으로 돼 있는 시설기준을 '15인 이상'으로 완화, 작년말 기준으로 전국에 74곳뿐인 영아전담보육시설을 2010년까지 1천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국공립 보육시설에 대해 2개 이상의 영아반 설치와 보육교사 등 필요인력 확보를 의무화하고, 시·군·구별로 1곳 이상의 국공립 보육시설을 공공가정보육센터로 지정, 가정에서 영아를 돌보는 가정보육모 관리와 교육을 전담토록 할 예정이다.

또 초등교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과후 보육전담시설도 2003년부터 매년 200여곳씩 늘려 2010년에는 2천곳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는 어린이 집, 사회복지관, 주민자치센터 등에 183곳의 방과후 보육시설이있으나 서비스 질에 있어 전담시설로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아울러 직장보육시설 확충을 위해 보육시설 설치를 권장사항으로 개정하는 대신 설치 사업장에 대한 세제감면율을 현 10%에서 2010년에는 15%선으로 높일 예정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