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대구국제공항 대합실. 60대 남자가 섬유제품이 담긴 비닐가방을 들고 중국 상하이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단체 관광객중 한 사람에게 다가가 "자신의 가방을 상하이 공항에서 기다리는 특정인에게 전달해 달라"고 애원하며 자신과 물건을 받을 사람의 명함을 내밀었다.
이같은 모습은 대구~상하이 국제선이 뜨는 매주 화, 목, 토요일이면 대구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 물론 같은 날 대구발 항공기가 뜨는 상해의 홍치아오국제공항에서도 대구로 견본품을 보내려는 사람들로 인해 대구공항과 비슷한 광경이 벌어진다. 보따리 무역상들이 왕복 항공료 80만원선을 절약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다.
이와함께 지난 4월7일 대구~상하이간 직항로(1시간30분)가 개설된 이후 매주 화.목.토요일 등 왕복 6차례 운항하는 항공기 좌석의 20~30%선을 보따리 무역상들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두 도시간 무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
보따리상들은 주로 옷가지나 섬유 등 견본품을 가져나가며, 중국으로부터는 현지서 제조한 공산품이나 농산물 등을 가지고 들어온다.
이처럼 직항로 개설로 사실상 두 도시가 한 생활권이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깊어지고 있는데다 중국의 무한한 잠재시장을 감안, 사업구상을 하러 내왕하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는 등 두 도시간 직.간접 '보따리 무역'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예일관광 김기영 사장은 "사업상 두 도시간 직항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다"면서 "낯선 사람의 짐을 맡았다가 분실하거나 불순 내용물이 발각돼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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