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붕기 야구, 강호 잇따라 탈락

입력 2001-07-11 12:17:00

제23회 대붕기전국고교야구대회 첫날부터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이변이 속출했다.

10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대회 첫날 올 황금사자기 준우승팀이자 지난 해 대붕기 패자 동산고가 유신고에 덜미를 잡혔고 황금사자기 3위팀 포철공고가 공주고의 파상공세에 말려 초반탈락했다.

이날 4경기에서 포철공고를 제외한 3개팀이 안타수에서 절대적인 우세를 보이고도 집중력 부족으로 약체로 평가받던 상대팀에 분루를 삼켰다.

프로행이 결정된 권혁, 유혜정을 앞세운 포철공고가 실책으로 자멸했다. 포철공고는 3,5회 실책으로 공주고 주자를 내 보내 1실점씩 하고 7회에도 실책성 내야안타로 2명의 주자를 내보내 2실점, 8,9회 몸에 맞는 공으로 상대를 출루시켜 2실점하는 등 실점이 모두 실책이나 투수들의 제구력난조로 빼앗겼다.

10일 삼성과 입단계약한 공주고 조동찬은 4타수 2안타 2타점과 1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집중력에서 앞선 유신고 경제야구의 승리였다. 유신고는 17안타를 맞고도 6안타, 사사구 10개를 효과적으로 공략, 7대5로 신승했다.

유신고는 3회 볼넷3개와 1안타로 3득점하고 6,8,9회 모두 볼넷으로 나간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반면 동산고는 3회 김지훈의 3루타 등 4안타로 3점을 얻었지만 8회 무사만루, 9회 1사 1,2루의 찬스를 놓치는 등 무성의한 공격으로 패배를 자초했다.

5개의 안타를 더 친 세광고가 응집력 부족을 드러내며 인천고에 4대5로 석패했다. 세광고는 2대4로 뒤지다 9회 3안타를 집중시켜 4대4동점을 만들었으나 인천고는 9회말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나간 뒤 강희윤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아 8강에 진출했다.

세광고 오종민은 5타수 4안타 3타점의 수훈을 세웠으나 팀패배로 빛이 바랬다.

용마고는 투수 장원삼이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경동고 타선을 3실점으로 막고 상위타선이 활발한 공격을 펼쳐 5대3으로 승리.

용마고는 1회 심도령의 3루타 등으로 3점을 얻는 등 6안타로 5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보인데 반해경동고는 5회 이후 6명의 주자를 내보냈으나 후속타 불발로 패했다.

용마고 투수 장원삼은 9이닝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8안타 3실점으로 호투, 완투승을 따냈고 주준목은 7회 우월 1점홈런을 날려 대회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10일전적

공주고 001 010 211 - 6

포철공고 000 110 000 - 2

유신고 031 001 011 - 7

동산고 103 000 100 - 5

세광고 000 010 102 - 4

인천고 030 000 101 - 5

용마고 300 010 100 - 5

경동고 200 010 000 - 3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내일의 대붕기(12일)

△전주고-유신고(오전9시)

△부산상고-공주고(낮12시)

△용마고-대구고:동선고승자(오후3시)

대붕기 고교야구 동산고와 유신고의 경기는 개운찮은 「뒷 맛」을 남겼다.

동산고는 지난해 대붕기 우승팀이자 올 황금사자기 준우승팀.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에이스 송은범을 비롯한 풍부한 투수진, 고교최강의 타력, 탄탄한 수비는 올 시즌 정상권팀으로 꼽는데 누구도이의를 달지 않는팀이다.

그러나 10일 유신고와의 경기에서 5대7로 패했다. 16안타를 퍼붓고도 6개의 안타를 친 유신고에 패한 것이다. 이것까지도 집중력부족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동산고는 득점찬스만 만들면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특히 5대5 동점이던 8회 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이전까지 2개의 안타를 친 4번 김현호와 3안타를 친 5번 최만복에 이어 6번 조창성마저 연속으로 삼진을 당해 득점에 실패했다.

이기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번트를 대 1점만 추가했더라도 동산고의 투수력으로는 능히 승리할 수있었다. 삼진을 당할때마다 동산고 감독과 선수들은 히죽히죽 웃으며 불성실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전국대회 8강에 올라야 대학진학권을 확보하는 상대팀을 「배려」 한 것이었지만 동산고의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모교의 승리를 염원하는 전국의 동문과 학교관계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동산고 선수들의 경기는 아마정신은 간데 없고 오로지 대학진학만이 지상과제인 아마야구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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