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은 비서가 프랑스 신문을 읽어줄 때 가끔 "그냥 넘어가, 넘어가"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뒤를 잇는 말은 그의 언론관을 엿보게 하기도 하지만 실소(失笑)를 자아내게 한다. "난 뭐가 실려 있는지 다 알아. 그들은 내가 시킨 말만 하거든". 철저한 언론 통제를 통한 상징조작(造作)이 이어졌다는 얘기다. 끊임없는 긴장관계인 언론을 효과적으로 장악하고 입맛에 맞도록 재단한 그는 모략선전에도 천재성(?)을 발휘했다.
▲이처럼 정치권력의 언론제어는 어느 시대나 시도한 흔적이 있다. 인류역사상 이 기술을 가장 적절하게 사용한 권력자는 나폴레옹과 율리우스 카이사르, 레닌 등 세명을 흔히 꼽는다. 나폴레옹은 자신에 적대적인 신문을 검열하고 폐간하는 직접 통제에도 나서기도 했었지만 이를 세명의 대중 선전(宣傳)기술은 모략적 선전, 귄위주의적 이미지 조작이 공통된 도구(道具)였다. 대중조작이 힘들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정보를 은폐.왜곡하는 수법을 동원했다.
▲꼭히 대중조작은 아니라고 해도 보건 복지부의 의약분업과 관련한 '거짓홍보'는 이들의 수법 원용(遠用)이라는 비난도 받을만 하다. 의약분업 시행 넉달전(지난해 2월)에 의약분업을 하면 돈이 더 든다는 보고서를 경제장관 간담회에 정식보고 하고도 시행 한달전까지 국민들에게 적게든다는 조작성 홍보를 계속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복지부는 이에앞서 두 산하기관으로부터 '돈이 1조654억원, 8천594억원이 더 든다'는 보고서까지 묵살, 국민들에게 정보차단도 서슴지 않은 것이다.
▲한마디로 정부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 이러고도 무엇을 믿으라고 할는지, 참으로 우리가 난감한 지경이다. 의약분업때문에 국민들이 얼마나 곤경에 처했는지 정책 입안자들은 두고 두고 반성해야 한다. 충분한 검증없이 독단(獨斷)으로 밀어 붙였다는 증명이기도 한 보건복지부의 이런 행태를 보고도 눈을 감은 고위층이 있다면 국민들이 너무 불쌍하다. 절대권력은 언제나 독단으로 흐르기 쉽고 권력자는 모든 권력을 자기 아래 두고자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 속성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보건복지부의 '거짓 홍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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