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측 잘못 때문에 빚어진 전력 사고는 마땅히 배상돼야 합니다". 구미공단의 고압전기(15만4천V) 사용 업체들이 드물잖게 발생하는 순간정전.전압강하 등 전력사고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배상을 요구하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피해, 얼마나 입고 있나?=구미공단 526개 회사 중 고압전기 사용 업체는 20개사. 숫적으로는 많잖지만 비중은 엄청나다. 이들 업체들이 구미공단 전체의 연간 전력요금 중 53.9%(2천22억9천여만원)를 내고 있고, 생산액 비중은 63.9%에 이르며, 수출액의 72.8%, 고용인력의 41.9%를 차지하고 있는 것.
이렇게 비중 높은 업체들이지만, 낙뢰, 조류.차량 충돌, 산불, 각종 전선 사고 등으로 정전사고가 잇따라 제품 생산에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올들어 당한 정전사고만도 모두 61건이나 된다고 했다. 최다 9건까지 당한 경우도 있다. 거기서 발생한 직접 피해액만도 110억원. 간접피해는 추산조차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업체들은 주장한다.
지난 4월7일 경우 선산전력소의 가스절연 개폐장치(GIS) 단락 사고로 순간 정전이 발생, 20개사 합계 72억5천만원의 직접 피해를 입었다. 한국전기초자가 31억4천만원, LG필립스LCD가 11억1천600만원, 한국합섬이 9억1천100만원, 삼성코닝이 4억5천만원, LG마이크론이 3억8천500만원, 코오롱이 1억200만원 등.
◇업계 대응=고압전기 사용 업체들은 상당한 손실이나 조업상 문제가 발생해도 한전측으로부터 당하게 될지도 모를 불이익을 두려워 해 지금까지는 소극적인 주장을 펴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 4월에는 천재지변이 아닌 한전측 사유로 인한 전력 사고임을 밝혀내고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공동대응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공단 차원의 강력한 공동 대응책 수립 △전력 품질 보완 요구 △한전측 과실로 인한 전력사고 보상 요구 △다른 공단과 연대한 법적 소송 등이 논의된 내용들. 구미상의도 이런 의견을 바탕으로 "배상 규정을 신설해 달라"고 산업자원부에 요청했다.
◇한전 구미지점측 주장=한전은 입장이 전혀 다르다. 전력 설비는 자연에 노출돼 있어 사고를 없애기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정전피해가 나도 보상.배상은 불가능하며, 전기 공급 약관상 고의 또는 중대 과실 때문이 아닌 정전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고도 했다.
지난 4월 사고에 대해서는 "GIS 사고에 의한 것으로 대구.경북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발생해 구체적 피해 규모 산출이 어렵다"고 했다. 나아가 정전 원인 유발자는 이를 제작한 현대중공업이며, 기자재 제작업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는 상관례상 통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최창근 지점장은 "현대중공업에 대해 입찰참여 제한, 기자재 공급자격 정지 등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구미.박종국기자 jkpar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