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기계 제조업 줄도산

입력 2001-06-02 14:15:00

지역 섬유수출 부진에 따른 설비투자 기피와 미국 등지의 경기침체로 섬유기계 내수 및 수출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섬유기계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거나 중규모 업체가 영세업체 생산품목까지 손을 대는 등 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섬유업계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에서 가동중인 섬유직기는 5만대 가량으로 이중 10% 가량은 매년 개체가 필요한 노후설비이나 실제 업계에서 교체하는 직기는 최근 2~3년동안 연간 2%에 그칠 정도로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8년말 대구·경북지역 400개 정도이던 섬유기계 제조업체수가 해마다 줄어 올해 현재 130여개로 급감했으며, 가동중인 업체도 내수부진과 수출환경 악화로 허덕이고 있다.

섬유기계인 환편기 전문제조업체인 ㄱ기계(대구시 북구 노원3가)는 올들어 4월까지 생산물량이 지난해 같은기간의 40% 정도에 불과하고, 연사기 전문업체 ㄷ기계(달성군 논공읍)도 내수와 수출물량이 지난해 절반수준을 밑돌고 있다.

섬유기계 주문이 급감하자 기존 대형기계 위주로 제작하던 일부 업체들이 스큘러, 제트다이머신 등 영세업체 제조품목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섬유기계 수출감소세도 뚜렷해 관세청 집계결과 지난 4월 한달동안 연조기(7천달러), 정경기(12만8천달러), 환편기(131만3천달러), 자수기(319만7천달러) 등 전국 섬유기계류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25%, 최고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용현 한국섬유기계협회장은 "섬유업체 불황이 섬유기계업 경기에 그대로 반영돼 심각한 상황"이라며 "업계가 터키, 이집트, 이란 등 전국 중동지역 신규시장을 파고드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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