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난 칠곡까지 뻗쳐

입력 2001-06-01 00:00:00

식수난이 점차 경북 중남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한 북부지역에서는 양수기와 호스 등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칠곡군 석적면 망정리 21세대 54명 경우 상수원이 말라 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천면 송산1·남원2·득명리 등 4개 마을 296가구 800여 주민들은 지난 31일부터 스스로 절수운동에 들어갔다. 사용하는 간이상수도 수원이 부족, 지금처럼 물을 써서는 3, 4일 정도밖에는 더 버티기 힘들다는 것. 주민들은 오전·오후 5시30분~10시 사이에만 물을 사용키로 했다.

칠곡군내에서는 1만여명이 238개의 간이상수도를 이용하고 있으나 오는 10일까지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최소 10여개 마을에 식수원 고갈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청은 3억8천500만원을 들여 22개 지점에서 지하수 개발에 나섰다.

북부지역에서는 양수기·호스 등이 부족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동시 천리동 모 양수기 대리점 경우, 예년 하루 10여대 미만이던 매출이 최근에는 50여대를 넘었을 뿐 아니라 공급이 달리고 있다. 영양읍의 한 철물상에서도 하루 평균 호스(80m짜리)가 10여개, 소형 양수기(20여만원)가 2대 이상씩 팔리고 있다.

수요가 급증한 기종은 0.5~1마력짜리 전동양수기 및 경운기용 양수기. 전동 양수기는 주문 후 3~4일 기다려야 하고, 경운기용은 완전 품절됐다. 한 판매회사의 정인한(43) 사장은 "전동양수기 역시 중간상 확보분이 거의 소진된 데다 공장 재고도 없어 더 이상 공급 주문을 못받고 있다"고 했다.

호스 경우 안동시내 5, 6개 대리점마다 매일 차떼기로 주문받아 하루 4천m 가량 농가에 직접 배달, 면 단위 소규모 판매업소는 개점 휴업상태에 들어갔다. 봉화군 법전면 척곡리 김경동(31)씨는 지난달 30일 면소재지 마을에 호스를 사러갔다가 헛걸음했다고 말했다. 이들 양수 장비는 비수기에 제작해 다음해 성수기에 출고하는 판매체제를 갖고 있어 품귀가 고질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한편 영양에서는 제한급수가 시작된 뒤 200~400ℓ짜리 물통이 평소보다 10배 이상 팔려 역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