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러셀은 행복을 분명한 것과 공상적인 것, 동물적인 것과 영적인 것, 또는 감정적인 것과 이지적인 것으로 구분했다. 인간은 동물적 속성을 가지면서 영적인 존재이며,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갖고 있으므로 영적이고 이성적인 행복만이 진실한 행복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후자의 행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전자의 행복도 함께 누리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행복일 것이다.
만약 새벽부터 밤늦도록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 그날의 장사에서 작은 이익을 남겼을 때, 호주머니 속에서 자신의 노력의 대가를 감축하면서 만족해하는 경우, 그가 누리는 행복이 노동의 보람이라는 영적 행복일 것인가, 이익으로 얻은 돈이라는 물질에 의존하는 행복일 것인가, 만약에 노동 없이 이익만 생겼다거나, 이익을 보지 못하고 노동만 했다고 생각할 때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렇게 보면 인간이 누리는 행복이란 양자의 복합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필자의 한 선배는 결혼 후 14년 동안 전세로 살고 있다. 그동안 알뜰히 저축해 한달 후에는 아파트를 분양 받아 입주한다고 한다. 선배는 14년 동안 미래지향적인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이 행복을 채우면 느끼는 행복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며 또한 창조적인 행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요즘 들어 결혼 10년 내외의 가장들이 아내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 중 하나가 아내가 집이 좁다고 투정부릴 때라고 한다. 어느 누가 환경 좋고 교통 편리하고 넓은 집을 갖고 싶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집이 넓다고 해서 행복도 많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칸방에 가정을 꾸리고 있어도 건강한 가족과 웃음이 있다면 행복은 넘쳐날 것이며 아무리 넓은 집이 있다고 해도 미래 지향적이지 못하고 웃음이 없다면 불행해 지는 것이다.
결국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단번에 바다를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 먼저 냇물부터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라고 탈무드에서는 적고있다.
한지공예가.대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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