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공장 없이 브랜드만 경험에 바탕 둔 체제로
사회비평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 리프킨은 이 책에서 '소유'나 '상품화'와 함께 시작된 자본주의가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소유'하지 않고, 임시적으로 '접속'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접속'은 단순히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 이상의 의미로 인터넷은 물론 자동차, 주택, 가전제품, 공장, 체인점 같은 다양한 실물 영역에서도 일관되게 발견되는 조류다.
산업시대는 소유의 시대였다. 기업은 많은 상품을 팔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소비자는 많은 상품을 시장에서 구입하고 소유해 자기 존재영역을 확대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와 혁신이 이뤄지는 시대에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불리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업들은 공장을 소유하지 않고 브랜드만 갖고 운영되는 나이키 같은 회사를 동경하고, 포드는 이제 자동차를 팔려고 하지 않고 고객에게 임대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세상만사가 서비스화된다는 것은 자본주의가 상품을 교환하는 데 바탕을 둔 체제에서 경험영역에 접속하는 데 바탕을 둔 체제로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삶에서 '접속'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지적소유권에 대한 권리는 점점 엄격해지고, 문화의 상품화와 고갈되어 가는 지역문화는 '접속의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지리적 공간에 뿌리를 둔 문화적 다양성을 지켜나가는 것만이 인간 문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리프킨은 인간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의 전체상을 제시하며, 흩어져 있는 현상들의 저변에 흐르는 조류를 읽어낸다. 미래의 기술과 환경, 그리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고 비전을 제시하는 시리즈 세 번째에 해당하는 저서로 '노동의 종말' '바이오테크 시대' 등과는 또 다른 시각에서 인류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희재 옮김, 민음사 펴냄.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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