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문명을 찾아서-마야, 아스떼까-(1)프롤로그

입력 2001-05-07 14:33:00

오는 7월7일로 창간 55주년을 맞는 매일신문사는 대구.경북지역 대학에서 고대사 혹은 고고학을 연구하는 교수들의 모임인 한국고대사 목요윤독회의 멕시코 고대문명 기행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흔히 우리들은 구대륙의 세계 4대 문명(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하 문명)에 마야 문명, 아즈텍, 잉카문명을 덧붙여서 세계 7대 문명으로 일컫습니다. 이 가운데 멕시코 고대문명은 마야 문명과 아즈텍 문명을 낳은 고대 인류 문화의 보고입니다만 비교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아서, 멕시코 고대문명 기행을 통해서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잡아나가기 위한 새 연재 '멕시코 고대문명을 찾아서'를 시작합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삼국으로 정립되기 이전, 한반도 남쪽에는 백두대간의 마지막 자락과 낙동강 줄기를 배경으로 고대문명을 일으켰던 가야가 자리잡고 있었다. 가야는 가야금 우륵 각종 토기 등 적지않은 문화적 유산을 남겼지만 끝내 통일왕국을 이루지 못하고 6세기 중반에 멸망하고 말았다.

멕시코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기전 1200년 경에 성립된 올메까 문명부터 기원후 1200년 경의 아스떼까 문명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명들이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웠다. 지금의 멕시코시티가 있는 멕시코 중앙고지에서는 떼오띠와깐, 똘떼까, 아스떼까 문명이, 그 남동부의 와하까 고지에서는 사뽀떼까 문명과 미슈떼까 문명이 흥망을 거듭하였다.

이에 반해 저지대에서는 멕시코만 연안 남부에서 일어난 올메까 문명을 비롯하여 다시 동쪽으로 치아빠스, 과테말라 고지와 유카탄 반도에서는 마야문명이 성쇠를 되풀이했다. 이렇듯 멕시코도 신대륙에서 고대문명의 집합소와 같은 곳이었지만 우리의 가야처럼 지역국가로 나누어져 있다가 끝내 하나의 통일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멸망했다.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멸망하고 말았다는 외형적 유사성이 우리들을 멕시코로 가게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멕시코는 환상적인 쪽빛 바다로 유명한 카리브해를 끼고 있는 나라이다. 면적은 남북한 면적의 9배나 될만큼 넓지만 인구는 9천만명 정도 밖에 안되고, 사막지대 고지대 저지대 밀림지역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안고 사는 나라이다.

멕시코의 고대 문명은 먼 옛날 시베리아에서 건너간 몽골로이드가 일구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16세기초에 멕시코를 침략한 스페인이 의도적으로 원주민과 혼혈정책을 독려한 결과 현재 멕시코인은 스페인계와 원주민인 인디오계의 혼혈이 60~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멕시코 고대문명의 흔적인 유적 유물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할 정도로 거대하지만 중미 전역을 아우른 단일 문명은 없었다. 각 지역은 사회, 정치, 경제, 종교적으로 밀접하게 교류하면서 문자체계, 260일력 및 365일력, 천문학, 그림문서, 구기장, 석조 신전 피라미드, 비의 신과 깃털 달린 뱀, 흑요석제 석기의 사용 등 많은 문화요소를 같이 하였다.

글:노중국(계명대 교수), 이희준(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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