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되기전 온갖 시련을 겪는다' '북쪽을 중시한다(거란족, 북한)' '주문을 자주 외운다(옴마니 밤메옴, 경제가 잘되고 있다)' '심심하면 직접 강연을 주최하기도 한다(야단법회, 국민과의 대화)' '지역편중 인사와 파격인사를 한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궁예와 DJ의 공통점'이란 김대중 대통령 풍자 유머 몇가지다.
다소 부적절한 표현이 없지는 않으나 웃어버리기에는 공감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물론 이같은 지적들이 김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이기는 하나 요즘 우리 정치 지도자들을 통틀어 비판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최근 여야 정치 지도자들의 행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답답함과 좌절감이 그만큼 깊어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궁예를 닮은 정치인들
DJ 대신 야당 대표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대입시켜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 되려다 온갖 시련을 겪었다(두 아들 병역문제, 동생 세풍사건으로 구속)' '주문을 자주 외운다(법대로)' '심심하면 강연 주최(장외집회)' '편중 인사(특정 학교 출신 중용)'.
지금 나라 전체가 '총체적 위기에 총체적 절망'에 빠져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국내문제만 해도 건겅보험 재정 파탄, 대우차 노조 과잉진압 후유증, 실업 대란, 극심한 경제난 등 화급을 다투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런데도 여야 각 정당은 국정현안은 뒷전인 채 오로지 내년 대선을 겨냥한 힘겨루기에 몰두해 있고 각당 지도층 또한 대권을 향한 인기몰이에 혈안이 돼 있다.작년말 의원 꿔주기로 시작된 여권의 대권쫓기 행보는 3.26 나눠먹기 개각과 여3당 정책연합으로 이어졌다. 특히 3당은 '선거협력'이라는 합의사항을 발표, 선거를 위한 연합이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여권의 이같은 연대는 수를 앞세운 힘의 논리로 발전, 야당과의 대결구도를 더욱 가파르게 하고 있다.
나라를 총체적 위기로 내몰아
DJ의 '은전'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김종필 자민련 총재 또한 '개평정치인'이라는 혹평을 들으면서도 "서산을 붉게 물둘이고 싶다"며 킹메이커로서의 만년을 한껏 즐기고 있다.
뿐만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 내년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3김 정치' 부활에 가세했다.
정쟁에 온 힘을 소진하고 있으니 남북관계나 외교문제에 쏟을 여력이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대북 관계는 어떤가.
올 상반기에 이뤄질 것이라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은 고사하고 남북대화마저 끊어진지 오래다. 그럼에도 정부는 항의는커녕 비료 20만t 지원을 결정, 또다시 퍼주기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정쟁 그치고 현안 해결에 나서야
정부의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도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주일대사를 소환하는 등 법석을 떨었으나 우리의 수정요구에 일본은 콧방귀만 뀌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고위 외교관에게 '김치가 싫다'고 한 사람이 총리가 될 상황에서 우리의 자존심 회복은 영영 물건너간 것 아닌가 하는 서글픔까지 든다.
물론 오늘의 정국불안을 전적으로 정부.여당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원내 제1당으로서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만을 챙기려는 한나라당에도 상당부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비전제시 없이 대권에만 몰입하는 이회창 총재 언행 역시 3김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왕적 당운영'이라는 당내 비판과 "정치보복 가능성"이라는 한 스님의 뼈아픈 지적은 흘려버릴 수 없는 대목이다.
정치권은, 특히 정치지도자들은 대선만을 의식한 정치놀음 대신 국정현안 해결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것만이 나라도 구하고 자신도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정택수 정치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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