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초였다. 그 당시 유럽에는 극히 일부 집에만 변소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대·소변을 해결했다. 시내 도로는 오물로 넘쳤고, 비라도 오는 날이면 진흙탕이 생겨 길을 걷는 것은 고역이었다. 이 당시 높은 굽이 달린 신발은 생활필수품이었다.
하이힐의 용도는 이것뿐이 아니었다. 다리가 길어 보이고, 여성의 몸매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세계 여성 공통의 신발이 됐다.
발에 생기는 문제의 대부분은 신발이 원인이다. 족부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하이힐을 발병의 원흉으로 지목한다.
착지할 때 발에는 체중의 1.1~1.2배 정도의 충격이 가해진다. 이 충격은 발뒤꿈치와 발바닥 앞쪽으로 골고루 분산된다. 그런데 하이힐을 신으면 체중이 앞으로 쏠리게 돼 둘째, 셋째, 넷째 발가락 뿌리 부위에 굳은 살이 생기게 된다. 또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쪽으로 휘는 외반증이 발생한다.
체중이 쏠리면 넘어지지 않기 위해 몸은 자연히 뒤로 젖혀진 상태가 된다. 그러면 온몸의 근육이 긴장하게 돼 허리 어깨 목 등에 통증이 올 뿐 아니라 쉽게 피곤해 진다.
◇통굽구두도 치명적
많은 여성들은 굽이 두꺼운 하이힐은 굽이 가는것보다 발과 다리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이 넓고 둥그스름해 발가락이 구불어지지 않고,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지 않아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굽의 형태에 상관없이 좀더 키가 커보이기 위해 신는 모든 종류의 하이힐은 무릎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 하버드의대 물리·재활의학 연구진은 20명의 여성에게 높이는 7.6㎝로 같지만 굽이 가늘고 뾰족한 하이힐과 굽이 두껍고 평평한 하이힐을 신게 하고 무릎관절에 미치는 압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굽의 높이와 바닥 모양에 상관없이 하이힐을 신을 경우 맨발로 걸을 때보다 26%정도 압력이 더 높았다. 장기간 하이힐을 신으면 결국 무릎 관절염에 걸리게 된다는 얘기.
◇신발은 오후에 구입해야
신발을 잘 고르는 것은 발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신발이라도 자기 발에 맞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좁은 신발은 물집이 생기게 만드는 등 발을 괴롭힌다.
신발은 발이 가장 커지는 저녁때 골라야 한다. 오랫동안 일을 하거나 서 있으면 발이 커지게 된다. 그래서 오전에 맞았던 신발이라도 오후에는 꽉 조여서 불편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발 크기를 측정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앞발(전족부)은 넓어지지만 뒤꿈치는 넓어지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발 크기를 측정하고 전족부와 외곽선이 잘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양발의 크기가 다를 수도 있는데 이 때는 큰 발에 맞는 신발을 고른다.
당뇨병 환자는 신발을 고를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액 순환이 떨어지고 감각이 나빠지기 때문에 발에 상처가 나기 쉽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신발이 발을 보호해 주는 의료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발에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의사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달릴 때는 조깅화 필수
조깅을 할 때는 체중의 3, 4배의 충격이 다리에 가해진다. 조깅을 할 때는 반드시 이 충격을 흡수해 줄 수 있는 조깅화를 신어야 발목관절 무릎관절 인대의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조깅을 할 때 무심코 앞꿈치로 착지를 하는데, 이렇게 하면 신체에 무리가 가고 쉽게 피로해진다. 앞꿈치 착지법은 단거리 경주 등 속도를 낼 때 쓰는 방법이다. 조깅과 걷기에서는 뒤꿈치로 착지해야 하며 꿍꽝거리며 발을 세게 구르는 것은 좋지 않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안종철교수(영남대병원 정형외과)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