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간 권력배분과 밀실협상으로 국민의 외면을 받아왔던 일본정계에 무혈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자민당내 소수파에 속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전 후생상이 자민당 총재를 선출하는 지방선거에서 입도적 지지를 얻어 사실상 총재당선이 확정됐다.
◇고이즈미 돌풍=고이즈미 후보는 총재 경선 입후보때부터 '파벌파괴'를 주장하며 모리파를 탈퇴하는 등 개혁적인 이미지를 무기로 일반 당원의 표심을 파고 들었다.
고이즈미 후보는 21일과 22일 실시된 예비선거 개표 결과 23개 도부현(道府縣)중 20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당내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후보는 오키나와(沖繩), 오카야마(岡山)현에서만 1위를 기록, 7표 확보에 그치고 있으며, 아성인 사가(佐賀)현 등에서 조차 고이즈미 후보에게 패배했다.
◇총재본선 전망=고이즈미 후보가 초반 예비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기록한 만큼 24일 실시된 본선투표에서도 하시모토 후보가 역전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자민당내에서는 23일 끝나는 예비선거에서 고이즈미 압승이 확정될 경우 하시모토 후보가 당분열을 막기위해 결선투표를 포기하는 '중도사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당내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파 내부에서도 하시모토 후보의 패배를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고이즈미 체제' 등장에 대비한 '거당체제 구축론'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 이변 배경=사실상 일본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소수파 고이즈미의 당선은 파벌 논리에 짓눌려온 지방 당원들의 '무혈 쿠데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앙당의 변함없는 파벌정치에 식상한 자민당 지방당원들의 민의가 이번 예비선거를 계기로 폭발, 당내 최대파벌인 하시모토파에 충격을 안겨준 것이다.
자민당내에서도 이번 예비선거 결과를 파벌정치에 대한 반기로 해석하면서 당원의 '민의'를 엄숙히 존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껏 당내 선거에서 져본적이 없는 하시모토의 '불패(不敗)신화'가 붕괴된 것은 다나카(田中)-다케시타(竹下)-오부치(小淵)-하시모토(橋本)파로 이어지면서 전후 자민당 파벌 정치를 변함없이 주도해온 '다나카 정치'의 종식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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