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던 미국이 적극 개입 방침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 중동분쟁때마다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식과는 달리 이스라엘과 아랍권간 다툼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이상기류를 감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태도변화=부시 미대통령은 18일과 19일 잇따라 중동지역 지도자들과 전화통화를 했다. 18일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폭력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가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폭력사태의 자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적극적인 중동 전화외교는 그의 취임초 태도와는 사뭇 대조적인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중동사태에 대해 제3자적 입장에서 접근한다는 방침 아래 중동특사도 임명하지 않았다. 부시 행정부가 보다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나 중동평화협상이 아니라 이라크 문제였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16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점령했을 때는 강력한 압력을 행사해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를 유도했다.
◇배경=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사태의 필요에 따른 것"일 뿐 기본정책 방향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중동사태에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란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19일 백악관과 미 국무부내에서 중동특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중동특사가 조만간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에드워드 워커 미 국무부 근동담당 차관보도 최근 미국이 중동지역의 평정을 되찾기 위해 중동문제에 좀더 적극 개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제전문가들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중동사태는 이스라엘과 아랍권간의 싸움에 끼어들지 않으려는 부시 행정부의 당초 정책을 채 몇 달도 안돼 바꾸지 않을수 없게 만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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